이모 전 CJ그룹 재무팀장이 개인회사인 투자개발업체를 통해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차명부동산 의혹이 있는 땅으로 별도의 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확인됐다. 특히 이모 전 재무팀장의 투자개발업체가 CJ그룹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이재현 회장이 이 모 전 재무팀장의 개인회사 설립에 대한 관여여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모 전 재무팀장은 현재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의 실질적인 자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은 총수의 친인척과 사용인 등 특수관계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는 반드시 그룹 계열사로 편입해야 한다.
3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난 2007년 모 건축사사무소의 대여금에 대해 근저당 설정을 해 놓은 인천 강화군 석모도 온천지구 땅 10필지를 최근 법원 경매 물건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건에 대한 채권 청구금액은 132억원이다. 특이한 점은 경매 사건 기록부에 이 모 전 CJ그룹 재무팀장의 개인회사인 투자개발업체 A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A사는 지난 2008년 2월 보해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석모도 땅을 담보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해상호저축은행이 설정한 채권최고액은 43억원 수준이다. A사의 등기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 모 전 CJ그룹 재무팀장은 지난 2007년 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개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주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에 위치해 있다.
경매절차가 마무리되면 저축은행에 대한 A사의 대출금 상환은 면제된다. 이는 이모 전 재무팀장이 별도로 개인회사를 설립,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실질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부동산을 통해 별도의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차명 부동산 의혹은 석모도 땅에 대한 특별한 근저당 설정 때문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2007년 150억원을 사모사채와 일반자금 대출로 조달 한 후 106억원을 모 건축사사무소에 대여했다. 이에 대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개인 명의로 돼 있는 석모도 땅 10필지에 대해 채무자를 건축사사무소로 하고 최권최고금액 200억원으로 근저당 설정을 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이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석모도 땅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모 전 재무팀장이 A사 설립 과정에 이재현 회장이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J그룹측은 석모도 온천지구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 설정에 대해 씨앤아이레저산업이 빌려준 대여금에 대한 채권 보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편 A사를 설립하는 과정에 현직 유명 변호사도 참여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A사 등기등본에는 지난 2010년까지 현재 유명 로펌에 재직 중인 B변호사가 감사로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B변호사는 현재 모 대기업 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