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들이 카타르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동의 ‘슈퍼 갑(甲) 발주처’인 카타르에서 공사를 따낸 국내 건설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적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A사는 2007년 카타르에서 6억달러 규모의 건축 공사를 수주해 2년 뒤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공기가 2여년간 지연된 끝에 결국 적자를 냈다.
발주처가 분리 발주해 외국 업체에 맡긴 기본 설계가 제때 나오지 않아 실시 설계와 시공 등이 순차적으로 미뤄지고 이에 따라 인력 투입은 늘어난 반면 손실분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인력과 관련한 간접비용이 예상을 훨씬 웃돌았던 것도 적자의 요인이다. 공사 때문에 유입된 외국인이 자국민보다 훨씬 많은 카타르는 외국인을 철저히 통제·관리하기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추가 조달하기도 어렵다. 또 비자·노동허가·공사장 출입허가 등을 받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들도 어려운 상황이다.
B사는 카타르왕궁 관련 공사를 2010년 4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6월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더딘 의사결정과 까다로운 요구로 완공 시점이 3개월 뒤인 9월로 미뤄졌다.
이 업체는 전체 공사비의 10% 안팎이 추가 소요돼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C사는 2011년 카타르의 가스플랜트 설비를 원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공사를 수주했지만 설계를 가져가면 퇴짜를 받기를 거듭해 설계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체가 카타르의 눈치를 보는 것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매머드급’ 인프라 공사 발주가 잇따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내년까지 300억달러, 월드컵 개최시까지 약 100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카타르철도회사인 QRC가 도하와 인근 지역에 총 300㎞ 규모의 메트로 4개 노선을 건설하는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는 조만간 1구간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카타르 공사 수주 금액은 146억달러 상당이고 13개사가 24건(약 90억달러)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정부도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 카타르 도시계획부장관, 공공사업청장, 철도공사사장 등을 면담하고 카타르 메트로(140억달러), 도하베이크로싱(60억달러 해상교량), 폐수 처리망 사업(27억달러) 등 수주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