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서라 창조금융]은행권, 너도나도 ‘창조금융’ 코드 맞추기

입력 2013-05-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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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아이디어 지닌 기업 무담보 대출… 창조경제에 화답

새 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밑그림이 정확히 그려지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창조금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창조금융에 대해 이제껏 없었던 신기술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이라고 개략적 방향성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들이 적절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민병덕 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창조금융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 이후 창조경제를 위한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8일부터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목적으로 우수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해 예비기술창업자 전용상품인 ‘KB Pre-Start 기술 보증부대출’ 상품을 판매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8일 우수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한 전용상품인 ‘KB 예비창업자 기술 보증부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또 이달 말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기존처럼 담보가 아닌 기술력만으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평가인증서부 1+1 협약보증부대출’·‘기술평가인증서부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일 창조금융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창조경제를 위한 금융상품을 가장 먼저 출시했으며 이달 안으로 두 번째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지원한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신설(청년창업), 성장(연구개발, 수출), 성숙(일자리 창출) 등 세 단계를 설정, 각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상품을 통해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또 연구개발 우수기업 지원을 위해 ‘연구개발 우수기업대출’을 출시하며, 중소기업청 선정 육성기업, 최근 1년간 특허 등록 1건 이상인 기업 등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5000억원 한도로 운전 및 시설자금을 지원한다.

신한은행 청년 창업자 전용 대출의 우대금리가 비교적 높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 ‘청년창업지원보증대출’의 금리를 신규 취급 시 최대 연 0.5%까지 추가 우대하고, 한도도 총 500억원까지 확대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주로 해온 IBK기업은행도 창조금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기업은행은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IP) 우수기업에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지식재산 우수기업에 대해 500억원은 직접투자로, 2000억원은 대출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영화 부가판권에 대한 금융지원을 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IBK캐피탈과 공동 조성한 100억원 규모의 ‘IBK콘텐츠펀드’가 국내외 영화 5편을 대상으로 극장 상영 이후의 ‘부가판권’ 유통에 10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부가판권’이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이후 케이블TV, IPTV, 인터넷, 모바일, 위성방송, DVD 등 다른 채널로의 2차 유통 배급권을 말한다. 기업은행은 국내 금융권에서 영화 부가판권에 대한 투자는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2일 오전 하나금융지주 본사 대회의실에서 서민금융, 중소기업 및 청년창업 지원, 소비자보호 강화, 사회공헌 활성화 등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경영실현을 위해 ‘행복나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중소형 콘텐츠를 발굴해 부가판권 구매를 통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며, 향후 성과에 따라 추가 펀드 조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3월 특허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P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특허 등 우수 IP를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이 부동산 담보 없이 IP 가치평가를 통해 최대 20억원까지 대출해준다.

산업은행은 또 특허청과 특허 담보대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회수지원펀드를 운영키로 했다. 회수지원펀드는 부실이 발생한 업체의 특허를 산업은행이 사들이는 펀드로, 특허청이 50% 이상, 산업은행이 20% 이상의 비율로 출자하는 방식이다. 금액은 200억원 규모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8조2000억원 규모의 20대 추진과제를 선정해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여신 2조원, 중소기업 전용상품 2조원, 개인사업자에 대한 임대보증금 담보대출 1조원, 시설투자 이자후불제 5000억원, 경영진단에 따른 맞춤형 금융지원 5000억원, 상생대출 확대 5000억원 등 중소기업의 경영안정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여신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2일 서민금융, 중소기업 및 청년창업 지원, 소비자보호 강화, 사회공헌 활성화 등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경영 실현을 위해 ‘행복나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NH농협은행도 특허권·인증기술 보유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지원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창조금융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면 은행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창조금융 활성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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