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형 SNS가 뜬다]"무차별 맞팔은 피곤해" 탈SNS 시작됐다

입력 2013-05-07 08:10 수정 2013-05-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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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에 한해 제한적으로 SNS소통을 허용하는 이른바 ’비공개형 SNS’가 뜨고 있는 것은 개방형 SNS가 몰고온 엄청난 피로도 때문이다.

반복되는 설전과 친하지 않은 상사나 거래처 사람,옛애인이 팔로잉을 신청하며,자신의 신변잡기와 24시간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들의 무차별적인 팔로잉 신청.

트위터를 포함한 SNS의 피곤함을 피해 쾌적하고 밀폐된,내가 아는 사람만 접속을 허용하는 비공개형 SNS가 뜨고있다.

피곤한 개방형 SNS를 뒤로 하고 편안하고 안전한,’끼리끼리’만 소통하는 비공개형 SNS가 왜 뜨고 있는 지 긴급 점검한다.(편집자주)

비공개형 SNS는 인터넷 상에서의 끝없는 설전과 비난,그리고 끝없는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공개 등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개방형 SNS가 특유의 장점을 잃어가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비공개형 SNS는 말그대로 상호동의,친구맺기를 통해 허락된 멤버에게만 콘텐츠를 허락하는 밀폐된 소통의 장. 트위터 등 개방형 SNS가 일방적인 친구 추가만으로 상대방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반해, 비공개형은 철저히 서로간의 동의가 필요한 SNS인 것이다.

◇ SNS에 지친 오피니언 리더 = SNS 소통으로 유명한 재계 총수, 벤처CEO, 대학교수 등 오피니언 리더들의 탈 SNS가 줄을 잇고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2011년 말까지 활발히 트위터 활동을 했으나, 계정을 해킹 당하면서 페이스북으로 옮겨온 케이스.

정 부회장은 해킹당하기 전만해도 트위터를 통해 일상사를 공개하거나 자신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 젊은 재벌총수로서 소통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그의 트위터글은 늘 기사화되고 사생활이 리트윗되며 곤경에 처하기 시작했다. 특히 문용식 나우콤 대표와의 설전, 20인승 벤츠 미니버스의 전용차 출근 등이 논란이 되는 상황 속에 트위터 해킹까지 일어나면서 계정을 삭제하기에 이른다. 이후 페이스북에 새롭게 소통의 장을 만든 정 부회장은 자신과 친구맺기를 통한 이들에게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소통을 다시금 이어가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 역시 트위터 발언으로 업계에선 ‘트러블메이커’로 불린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한게 문제였다.

결국 서 대표 역시 자신과 친구를 맺은 이들만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비공개형 페이스북으로만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늘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 2011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설전을 벌였고, 그는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인해 곤혹을 치렀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려 또다시 논란을 빚는 끝에 조 교수가 택한 것은 비공개형 페이스북이다.

그는 이제 논쟁이 될 만한 글은 비공개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올리며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피로도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던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대략 600만명. 하지만 이 가운데 500만명은 휴면계정이고, 나머지 100만명중 실제 정보를 올리고 퍼나르는 진정한 트위터 마니아는 20만명 남짓할 정도로 트위터의 ’재갈거림’은 이제 피곤한 염탐꾼 정도로 평가되며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다.

◇ 늘 즐거운 비공개형 SNS = 직장인 이철근(35)씨는 요즘 다양한 취미활동 멤버및 동창들과의 소통을 밴드를 통해 한다. 밴드에 정해진 서로 관심이 같은 멤버만을 모아놓은 탓에 늘 같은 관심사와 제안등으로 매주가 즐겁고 새로운 이벤트를 만드느라 항상 분주하다. 예전 트위터시절 처럼 올린 글에 대한 반응을 신경쓸 필요도,불필요한 오해와 설전도 없다.

비공개형 SNS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렇듯 편안하고 쾌적한 소통 문화때문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개방형 SNS는 누구나 콘텐츠를 보고 퍼가기가 가능, 개인정보와 같은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크다.

가장 문제는 수시로 벌어지는 설전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악의를 가지고,아주 사적인 개인정보를 토대로 비난의 글들이 쏟아내는 피로감때문이다.

직상상사,옛애인,거래처 직원등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맛팔도 트위터 피로도를 높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정민(29)씨는 "상사가 팔로잉 신청을 하는데 받지 않을수 없었더"면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의 신변잡기 등 하루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이 들어 트위터를 하지 않은지 1년가까이 된다"고 털어놓는다.

반면 페이스북, NHN ‘밴드’, 카카오의 ‘카카오아지트’, VCNC의 ‘비트윈’, 써니로프트의 ‘에피소드’ 등 비공개형 SNS는 상대가 초대를 하거나 상호간 친구설정이 이뤄져야만 콘텐츠를 공유할수 있다. 사적인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으면서도, 원하는 사람하고만 소통하고 싶은 하는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 바로 비공개형 SNS 인 셈이다.

페이스북, 밴드, 비트윈, 카카오아지트 등의 콘텐츠는 타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국내 1100만명, NHN의 ‘밴드’는 4월말 기준 920만명을 기록,1000만 가입자를 앞두고 있다.

밴드는 초대를 기반으로 가족, 친구, 동호회, 회사 등 별도의 그룹으로 분리해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밴드 멤버들끼리 채팅을 하거나 파일 및 일정공유, 사진첩 관리, 게시판쓰기 등으로 소통할수 있는 앱이다.

비트윈은 지난해말 2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비트윈은 철저히 커플을 위한 앱. 커플들이 그들만의 공간에서 채팅, 사진 앨범, 쪽지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커플이 헤어지면 한 달간의 조정 기간을 거친 뒤 계정을 삭제, 개인정보유출 가능성을 차단한다.

캠프모바일 이람 대표는 "SNS는 결국 얼마나 편리하게 소통하고 내가 원하는 결과와 과정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라며 "SNS는 앞으로 더욱 개인화,그룹화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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