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맹활약함에 따라 현지 평가 역시 달라졌다. 개막 이전 “검증되지 않은 루키에게 과도한 돈을 투자했다”에서 “루키치고는 비교적 잘 던지는 투수”를 거쳐 현재는 “당당히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에이스”로 바뀌었다. 팀 동료나 류현진과 대결했던 상대팀 감독들 역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 야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일본과 대만 출신 투수들 역시 좋은 활약을 펼치자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투수 일본 다르빗슈 유(26)가 있다. 류현진보다 1년 먼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16승 9패를 기록하며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평균 자책점이 3.90으로 비교적 높아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6경기에서 5승 1패 2.3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3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올 시즌 첫 등판에서는 원정임에도 9회말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쉽게 대기록은 무산됐지만 지난 시즌 기록한 16승 이상의 성적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이와쿠마 하사시(32) 역시 첫 시즌 9승 5패를 기록하며 감각을 조율했고 올 시즌에는 7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승수가 부족한 듯 보이지만 1.61의 평균 자책점에서 보듯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38세의 노장으로 올 시즌 6번째 시즌에 접어든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도 올 시즌 6번 선발 등판해 4승 1패 2.35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 투수들만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3강 중 하나로 꼽히는 대만의 첸웨인(27)도 아시아발 돌풍에 가담하고 있다. 지난 시즌 12승 11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첸웨인은 올시즌 6번 선발 등판해 2승 3패 3.5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첸웨인은 이후 2연승을 거두며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 2일 시애틀전에서 부진한 투구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향상된 투구 내용을 보이고 만큼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올 시즌 현재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 총 11명이 포함돼 있다. 물론 투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그 정상급 1번 타자로 자리 잡은 추신수(30·신시내티 레즈) 등 타자들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이치로 스즈키와 마쓰이 히데키 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타자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추신수의 등장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투수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