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신작은 한국 서점계를 뒤덮을 쓰나미급 도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대형 출판사들의 정보 수집과 사전 눈치싸움이 소리 없이 치열한 모양새다. 출판사 선정부터 하루키 책의 국내 출시까지의 전과정이 국내 출판사들로서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문학사상사, 문학동네, 민음사, 김영사 등 대형 출판사들이 판권 획득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루키 책의 판권에 관한 독점 관리를 맡아온 일본 사카이에이전시가 국내 출판사들의 오퍼(제안서)를 일괄 관리한다. 제안서에는 선인세를 포함한 마케팅 계획안이 포함된다. 선인세는 출판사가 제공한 최소한의 판매부수 보장분에 대한 인세를 미리 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알려진 최고 선인세 제시가는 1억엔(11억원)이다. 선인세를 많이 주는 쪽과 손을 잡을 것이란 예측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선인세가 전부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마케팅 계획도 중요한 변수다. 현실성 없는 계획이나 무리하게 프로모션(출시 기념행사)을 진행했다가 이미지에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5월 말 출판사 선정이 끝나면 7월 중에 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국내에이전시 관계자는 “7월 중 출간은 상당히 압박이 심한 일정”이라며 무리한 계획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처럼 출시 시점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처럼 사소한 마케팅 계획서 하나도 출판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방학 성수기인 7월 중 프로모션일 경우 출판사 내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다음 도서시장 성수기인 9월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출간 전부터 국내 출판시장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하루키 열풍에 대해 이권우 도서평론가는 “시대의 감수성과 호흡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면서 “우리나라에 아직 하루키 같은 작가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