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열띤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취업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여자 1호가 말문을 열었다.
“얘들아, 취업 준비는 도대체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하니? 하나도 모르겠어.”
그러자 올 봄에 갓 신입사원 딱지를 붙인 것으로 보이는 여자 2호가 설명을 시작했다.
“우선 기본적인 스펙부터 갖춰야지. 학점, 어학점수, 자격증, 봉사활동 등을 정리해 둬. 그리고 서류전형을 준비해야지. 그런데 각 기업마다 입사지원서 양식과 자기소개서 항목이 각각 다르니까 서류만 준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이런 식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헤드헌팅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이야기에 매우 흥미를 느꼈지만 기다리던 친구가 도착하는 바람에 끝까지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한 가지 무겁게 남은 것은 이들이 취업을 너무 ‘기술적’으로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여자 2호의 말처럼 취업의 과정을 단계별로 도식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각 단계에서 준비해야 하는 내용들은 바로 ‘나’에 대한 것들로 채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결코 책상에 앉아 머리를 굴려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교육학자 몬테소리는 놀이과정을 통해 어린아이의 감각과 행동이 점차 발달한다고 했다. 즉 놀이과정이라는 외부 자극에 반응함으로써 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취업 준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얼만큼 했느냐 보다는 그것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아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기업에서 제시하는 자기소개서 항목들도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가 보다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체크하기 위한 것이다.
취업은 결국 나에게 맞는 업계와 직무를 찾아가는 것이다. 입사지원은 내가 이 회사, 이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일이다. 고로 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내가 지원할 곳도 찾을 수가 없다. 많은 대학생들이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업계, 기업, 직무에 대해 철저히 공부한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공부는 그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