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조준희 기업은행장, 고객이 편리한 은행…파괴·혁신으로 ‘창조금융’ 추진

입력 2013-05-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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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첫 공채 출신 행장,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으로 수익창출… 중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경제지 이투레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준희 IBK 기업은행장. (사진=방인권 기자)
파격적 인사 실험과 중소기업 살리기로 호평받아 온 조준희 기업은행장. 조 행장은 기업은행 50년 역사상 첫 공채 출신 행장이라는 점에서 취임과 함께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원샷인사’로 은행권에 새로운 인사문화를 조성했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며 실적이 뛰어난 청원경찰, 보일러공 출신 직원을 파격 승진시켜 화제를 낳기도 했다.

또한 은행권 처음으로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한 자릿수로 인하하고, 5대양 6대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지원의 토대를 마련키도 했다.

특히 조 행장은 문화콘텐츠산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조 행장은 “지난 2002년 일본 근무 시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이 작품 제작에 다수의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참여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불모지와 같았던 문화콘텐츠산업 지원을 위해 담당부서를 신설하고 이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사업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지원과 창조금융을 통한 경제 회복이 금융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조준희 행장으로부터 중소기업 지원 계획과 창조금융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기업은행 개인고객 수가 1150만명을 돌파했다. 개인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중요할 텐데.

“방송인 송해씨가 광고모델로 활동하면서 기업은행이 ‘개인도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홍보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캠페인 없이 이뤄낸 성과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개인고객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ATM-공중전화 결합부스와 길거리 무인점포 운영 등 고객들이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직원들에 대한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지난해 인천 남동공단에 PB센터를 개점했다. 그동안 개인고객 확충을 위한 하드웨어에 공들였다면 올해는 소프트웨어 부문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취임 시 약속했던 중소기업대출 한 자릿수 금리가 실현됐다. 금리 인하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데.

“물론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잘돼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기업은행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 은행 수익의 개념을 ‘적정이윤’에 두고 싶다. 경기가 호황이면 기업과 은행이 모두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어려운데 은행이 수익을 많이 내는 게 경영을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한 자릿수 대출금리는 지난 2년간 세 차례에 걸친 단계적 금리인하 과정에서 그에 따른 수익 감소 영향과 대책이 경영 전반에 충분히 반영됐다. 결코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2년 연속 신규 개인고객 100만명 돌파 등을 통한 저비용 조달기반 확충, 비이자 수익 기반 확대, 제도·시스템 정비 등을 통한 적정 수익의 사업구조를 정착시키겠다. 지난 50년간 터득한 중소기업 건전성 관리 노하우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구조를 적극 개선할 것이다.”

△저금리 상황을 감안할 때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경기 불황과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먹거리 발굴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창출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 뺏고 뺏기는 식의 우량고객 유치 경쟁은 모두가 추락하는 지름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더라도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꾸준히 키워 나가야 한다. 올해는 그동안 추진해 온 미래 먹거리 사업이 자리 잡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다듬는 작업에 중점을 둘 것이다. 지난해부터 기틀을 다져왔던 문화콘텐츠사업, KT 등과의 금융·통신 융합사업, 5대양 6대주 금융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완전한 정착을 통해 실질적 성과을 창출해낼 예정이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미래 먹거리는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는 획기적 신상품·서비스인 만큼, 신상품·서비스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사내에 상품 중시 문화가 정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사진=방인권 기자)
△불황이 지속되면서 건설·해운 등 일부 업종의 여신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는데.

“지난 2월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21%로 주요 시중은행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밀하고 정교하게 건전성 관리를 안정적으로 할 계획이다. 건전성 관리는 기업이 잘못된 뒤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회생·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더 큰 위기에 빠지기 전에 기간 연장, 상환유예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사전에 부실화를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일시적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자체 기업신용 위험평가를 실시해 경영정상화 가능 기업을 선별할 방침이다. 내부적으로 선제적 구조조정 제도인 체인지 업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올 들어 시행한 한 자릿수 최고금리 인하와 연체금리 인하는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일시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나.

“기업은행은 전 세계 영업점 17개, 사무소 2개 등 총 19개 해외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대양 6대주에 걸쳐 11개 은행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지급 보증을 통한 현지 대출을 활성화하고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100만 거래 기업이 업무협약 체결 은행의 4만2000여개 영업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올해 초 한 거래 기업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해 MOU 체결 현지은행인 BRI로부터 사무소 매입 자금으로 11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우리나라 은행이라면 중간에 달러로 차환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에는 기업은행이 지급보증서를 발급하고 BRI은행이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금리도 3.2%로 훨씬 유리한 조건이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성과는.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1000개 기업에 대해 무료로 경영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청년취업 프로젝트는 취업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선진 기술인력과 개별상담할 수 있는 ‘기술지도 매칭 면담회’를 매년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회사인 홈&쇼핑을 통해 거래기업의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또 외환위기와 카드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시 추진했던 다양한 사업을 올해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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