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기업인 출신의 오라시오 카르테스(56세) 후보가 승리했다.
카르테스가 10개월 전 발생한 페르난도 루고 당시 대통령 탄핵 파문에서 비롯된 정국 혼란을 정상화할지 주목된다.
알베르토 삼보니 파라과이 연방선거법원장은 21일(현지시간) 중도 우파인 콜로라도당의 카르테스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선언했다.
대선 개표가 4분의 3 가량 진행된 시점에서 카르테스 후보는 46%의 지지율로 37%에 그친 중도 성향 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에 앞섰다.
알레그레 후보도 패배를 인정하고 카르테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콜로라도당은 지난 1947~2008년까지 무려 61년간 장기 집권한 정당이다. 가톨릭 사제 출신의 루고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정권을 내줬으나 이번에 다시 탈환했다.
앞서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쿠루과티 지역에서 지난해 6월 경찰과 빈농의 충돌로 17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다쳤다.
당시 의회를 장악했던 우파는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루고 당시 대통령을 탄했했고 페데리코 프랑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카르테스는 26개 기업을 거느린 경제인으로 이 나라 명문 프로축구클럽인 리베르타드도 보유하고 있다.
카르테스는 지난 2009년에야 정계에 입문한 정치 초짜이지만 기업인으로서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4년 만에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와 외교 면에서 중도 실용주의를 기치로 경제성장과 빈곤퇴치를 내걸어 호응을 얻었다.
카르테스는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탄핵에서 비롯된 외교적 고립을 우선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 등은 루고 전 대통령 탄핵을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고 파라과이 회원국 자격을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일시 정지시켰다.
또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반대했던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 정지를 틈탄 셈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오는 25일 정상회담에서 파라과이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한 가운데 우파 정권이 추가되면서 남미 좌파 블록에 심리적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과이 대선 전까지 남미에서 우파 정권은 콜롬비아와 칠레 밖에 없었다.
카르테스 후보는 국내에서 전체 인구 670만명 가운데 40%가 빈곤층인 상황에서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장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