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이를 잊은 듯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선수들과 그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토트넘 소속의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 휴고 요리스 골키퍼에 밀려 백업 골키퍼 신분이지만 41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필드 선수와 달리 나이가 큰 영향을 주지 않는 포지션이긴 하지만 민첩성이 생명인 골키퍼 역시 나이와 무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올시즌 공식경기에 그를 20차례나 기용하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식단 관리와 요가를 통해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프리덜은 아스톤 빌라, 블랙번 로버스 등을 거친 바 있으며 최근에는 2014년까지로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인터 밀란 소속의 하비에르 사네티.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수비수다. 그의 나이는 현재 39세. 1995년 인터에 입단해 1998년부터 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1년 사네티는 프로선수 데뷔 후 공식경기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고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활약중이다. 올시즌 역시 31번의 리그 경기에 출장했다. 큰 부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출장 정지를 당한 적도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탈리아 스포츠 언론인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그에 대해 ‘범접할 수 없는 화성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져 있어 아쉽긴 하지만 데포르티보 라 코루나 소속의 오른쪽 수비수 마누엘 파블로 역시 37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선수다. 1998년 데포르티보에 입단한 이래 15년째 잔류하고 있다. 팀 주장이기도 한 파블로는 지난 2000년 리그 우승과 2002년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올시즌 역시 19경기에 나서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39세의 라이언 긱스 역시 나이를 잊은 선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미드필더 긱스는 지난 3월 열린 레알 마드리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를 통해 통산 1000번의 공식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맨유와의 계약 기간은 2014년까지로 올시즌 이후에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프리킥의 마술사 주닝요 페르남부카노 역시 38세의 많은 나이지만 미국 뉴욕 레드불에서 여전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올림피크 리옹에서 활약하며 팀을 7년 연속 프랑스리그 정상으로 이끌기도 한 주닝요는 레드불에서 티에리 앙리와 호흡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17세의 어린 나이로 맨유에서 데뷔전을 치른 데이비드 베컴 역시 이젠 노장이다. 어느덧 37세에 이르렀고 그 사이 베컴은 맨유, 레알 마드리드, LA 갤럭시 등을 거친 뒤 현재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하고 있다. 맨유에서 활약한 2003년까지 베컴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1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해 1월 생제르맹에 합류한 베컴은 비록 선발로 출전하는 횟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한 시즌 더 계약을 연장할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국내 팬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과테목 블랑코 역시 아직 현역으로 활약중이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멕시코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한국과의 경기에서 두 발 사이에 공을 끼고 점프하는 개인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블랑코다. 1992년 17세의 나이로 클럽 아메리카에서 데뷔전을 치른 블랑코는 바야돌리드와 시카고 파이어에서 각각 2년간 활약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모든 시즌을 멕시코리그에서 보냈다. 40세에 이른 블랑코는 현재 멕시코리그 도라도스 데 시날로아에서 활약중으로 비록 팀은 2부리그 소속이지만 13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