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한 국내 대기업 화학공장에 출입하는 협력업체 직원은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대해 불안감이 가득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협력사 직원들은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연달아 터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화학공장 출입 시 마다 안전교육을 필수로 받고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하지만 교육 없이 출입 도장만 받을 뿐이었다.
최근 잇따라 터지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대기업 화학사들은 잇따라 안전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9개 주요 화학기업은 지난달 ‘화학물질 규제대응 공유회’를 열고 화학물질 관리에 관해 국제 가이드라인 도입에 나섰다. 또한 LG의 경우 환경안전 관리 수준 강화 방안을 주제로 워크샵을 열었고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 “환경안전이 뒷받침돼 얻은 성과만이 의미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대형 화학사들의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이어됐다. 삼성정밀화학에서는 지난 14일 또 다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 공장 정기보수를 마치고 재가동을 시작한 지 2주일 만의 일이다. 이 회사는 공정안전관리(PSM) 점검 결과 안전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이다.
반면, 해외 화학사는 공원에서 휴지를 줍는 봉사활동을 할 때도, 화학 물질이 전혀 없는 본사에서 회의를 할 때도 안전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어떻게, 어디로 대피해야 하며, 위험물질을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교육을 한 뒤 행사나 회의를 시작한다. 대책만 외치고 있는 국내 화학사가 배워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