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풍경이다. 겨우내 갈고 닦았던 기량을 공개하는 시즌 첫 무대인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가 오라CC에서 열렸다.
대회장은 화창했다. 제주 특유의 따사로운 햇살이 드넓은 페어웨이를 향해 내비쳤다. 선수들의 기량도 눈부셨다. 주니어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고 파워풀했다.
눈부신 것은 날씨와 실력만이 아니다. 선수들의 옷차림도 화사해졌다. 최근 수년간 주니어골퍼 사이에서 유행하는 골프웨어 패션은 컬러풀하고 슬림한 디자인이다.
푸마골프 홍보팀 주한빈씨는 “원색 패션 스타일은 필드에서 돋보이게 하고, 슬림핏은 몸매를 돋보이게 한다”며 “최근 주니어골퍼들의 골프패션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주니어골퍼 사이에서 인기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는 아디다스골프와 파리게이츠, 푸마골프 등이다. 원색의 슬림핏 제품이 대부분이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아디다스골프와 주니어골퍼의 뉴 아이템으로 등장한 파리게이츠다. 주니어골퍼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아디다스골프는 패션과 경기력을 중시한다. 김희제 아디다스골프 홍보과장은 “골프의류는 경기력뿐 아니라 패션 수단으로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다”라며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하고 필드에서 돋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파리게이츠는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주니어골퍼의 감성을 자극하는 골프웨어 브랜드다. 화려한 컬러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파리게이츠 골프웨어를 진행하는 크리스패션 이혜진 부장은 “젊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비비드컬러와 슬림핏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며 “국내에서 유통을 시작한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매년 마니아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코디다. 대부분의 주니어선수들은 센스 있는 골프웨어 코디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래야할 필요성도 없다. 프로골퍼는 기업의 후원을 받기 위해 이미지 관리에 충실해야 하지만 주니어선수는 기업의 후원이나 계약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유망주 조기 발굴과 선점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실력은 물론 이미지 관리에도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 선수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있는 서승범씨는 “최근 여자프로골프는 스폰서 풍년이다. 따라서 선수 한 명에 여러 기업이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어린 유망주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니어선수들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용품사도 마찬가지다. 던롭코리아에서 선수담당을 맡고 있는 오창균씨는 “실력은 있지만 후원 없체가 없어 힘겹게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도 많다”며 “톱프로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어린 유망주에게도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니어골퍼들도 출중한 기량은 물론 이미지 관리도 소홀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프로와 같이 의류 후원을 받지 않는 주니어선수들이 필드에서 돋보이는 골프패션 연출은 쉽지 않다.
우선 과감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으로 멋을 내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드에서는 밝은 색상의 디자인이 눈에 띄는 만큼 다소 과하다 싶은 의상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바람막이와 피케티셔츠를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크리스패션 김현희 홍보과장은 “기존에 입던 옷으로도 다양한 패션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며 “자신의 롤모델과 같은 스타일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