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제대 부산백병원에 따르면 뇌사자의 콩팥을 두 번에 걸쳐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은 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영훈·윤영철 교수팀이 진행했다.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3일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A(57·여)씨가 갑작스러운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2011년 2월 전 뇌사자로부터 이식받은 콩팥을 또 다른 만성신부전증 환자 이모(65)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생존한 사람의 장기를 기증받아 재이식한 사례는 있지만, 뇌사자에게서 이식받은 콩팥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이식한 사례는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는 문헌상 3번째다.
A씨는 18년 전인 1995년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아 투석을 해오다 1998년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오른쪽 신장을 한 차례 이식받았다. 건강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이 이식받은 신장은 또다시 망가져 2년 전인 2011년 2월 뇌사자로부터 왼쪽 신장을 다시 이식받았다. A씨는 그러나 지난달 27일 수영 도중 심장마비가 발생,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뇌사가 된 A씨의 콩팥을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딸에게 이식하기로 했으나 혈액형이 달라 포기하고 다른 이식 대기자인 이씨에게 신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병원 측은 지난 3일 2년 전 A씨의 몸에 이식된 콩팥을 떼어내 이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기이식센터 김영훈 교수는 “콩팥을 최종 이식받은 이씨는 현재 회복 중이며 신장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뇌사자의 신장을 두 번에 걸쳐 다른 사람에게 이식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이식은 면역학적으로 세 사람의 면역체계가 얽혀 있는 데다 한 번 이식한 장기는 주변 조직과 유착이 심해 정교한 외과적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번 수술로 뇌사자 장기기증의 범주를 넓힐 수 있어 뇌사자 장기기증의 활성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