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분양 상가에 750억 뭉칫돈 몰렸다

입력 2013-04-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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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등 공급과잉에 수익형 상가로 몰린 듯...새 정부 기대감도 작용

지난 2월부터 분양에 들어간 강남역 역세권의 한 오피스텔 상가(강남역 센트럴 에비뉴)에 750억 이상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시공한 지상 19층 규모의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상업시설 부분인 지하 2층~지상 3층 점포 110개 (이 중 85개 점포만 분양중) 중 50개의 점포가 계약 완료됐다.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약 800억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전체 분양가액 1910억 중 아직 분양에 들어가지 않은 지하 2층(약 340억)을 제외한 1570억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50%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현장에서 만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통상 5% 내외의 할인율이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 750억의 시중 자금이 분양 개시 2개월 만에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단지내상가의 경우 지난 2010년~2012년 사이 매년 전국에서 평균 200~300억 정도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 동안 단일 상가에 이처럼 많은 자금이 몰린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이 상가의 전체 면적 대비 3.3㎡당 분양가격은 4800만원대지만 핵심 입지인 지하 1층과 지상 1층의 3.3㎡당 분양가는 4900만 ~ 1억1300만원으로 서울 시내 신규 상가의 평균 분양가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도 140억원의 분양가가 책정된 지상 3층을 의료시설 기관이 전체 일괄 매입했고 개인 투자자(강남 자산가)가 지하 1층과 지상 1층의 메인 점포 250억원 어치를 분양받는 등 순조롭게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와 투자 패턴의 변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오피스텔 등 공급과잉 논란으로 또다른 수익형 상품인 상가로 돈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장경철 상가114 이사는 “상가 분양업계에서도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렌 효과와 흡사한 현상이 관찰된다. 미세한 수익률 변화에도 민감한 소액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공실 상태인 수십억 상가를 정밀한 분석을 거치지 않은 채 착공 시점에 매입하는 고액 자산가도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조형섭 에프알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아파트 시장이 투자의 대상에서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으로 몰리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지겠다”면서도 “고분양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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