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콜드 리그(Cold League)?”
증시 침체로 증권가 인력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거래대금과 업황 침체 여파로 스토브리그 열기가 예년 보다 저조한 상태다. 통상 증권사들의 새 회계 연도가 시작하는 3월부터 4월까지 애널리스트들의 재계약 시즌인 스토브 리그(stove league: 인력이동 시즌)가 개막한다.
눈에 띄는 이동으로는 최근 줄사퇴한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자리 이동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원선 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박승영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부터 KDB대우증권 퀀트전략 부장과 스트레티지스트로 출근했다. 베스트 투자전략가로 명성을 떨친 오태동 전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2일부터 LIG투자증권의 투자전략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토러스 출신 윤재성 화학담당 애널리스트도 15일부터 대신증권으로 출근한다.
현재 매각이 논의중인 아이엠투자증권은 그동안 공석이던 퀀트와 건설업 담당에 각각 양해정 동부증권 퀀트 애널리스트와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KB투자증권도 현재 공석인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를 조만간 영입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은 당분간 인력 충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인력 이동이 진행중이지만 과거처럼 고연봉 스카웃은 꿈 같은 얘기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최근 A증권은 기업분석부장, IT담당 등 애널리스트 3명을 한번에 구조조정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연초부터 중소형 증권사들의 리서치 헤드들도 대폭 교체돼 업황의 그늘을 짐작케 한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끝난 연봉 협상에서 대다수가 동결됐고 삭감된 인원도 상당수”라며 “웃돈을 받고 타 회사로의 이직은 그저 꿈같은 얘기일 뿐”이라고 한숨 지었다.
C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이뤄진 애널리스트 이직도 빈 섹터의 자리 채우기 개념이 대부분”이라면서 “업황침체와 함께 과거처럼 고액을 줘가며 리서치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퍼진 구조적 문제까지 이중고가 겹쳐 과거 같은 스토브리그 활황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