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유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에는 늘 불편한 시선이 드리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여전히 그런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키지는 못했지만, 최근에는 고위공직자들 역시 정당한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경제신문 이투데이는 지난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들의 금융자산을 이들이 보유한 종목, 부처별 선호종목, 비상장주식 등으로 나눠 전수조사 방식으로 분석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총 396명(감사 포함)이 1512개 종목(부모, 배우자, 자녀 포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우리나라 고위공직자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은 포스코와 SK하이닉스로 각각 31명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삼성전자(29명)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삼성생명(28명) LG화학(24명), LG전자가(24명), 한국전력(23명), SK이노베이션(19명), 제일모직(19명), 현대건설(18명), LG디스플레이(18명), 삼성물산(17명), 현대중공업(17명), 삼성전기(16명), 삼성중공업(16명)이 그 뒤를 이었다.
주식 종목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로는 안전행정부 산하 경찰청 경찰위원회의 이금형 경무국장으로 배우자가 2012년 말 기준으로 CJ대한통운, 메디톡수, 씨젠, LG디스플레이, 강원랜드, 미래나노텍, 금호석유 등 총 56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로봇산업진흥원 주덕영 원장과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종인 원장 배우자가 각각 34개 종목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위공직자들 역시 월급쟁이인 만큼 자산관리에서는 세금 감면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산관리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자 투자위험을 대폭 줄이고 현명한 세테크를 통해 숨어 있는 ‘플러스 알파(+α)’ 수익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국채, 유전펀드, 물가채 등이 쇼핑목록에 올랐으며, 지난해 말 가입자에 한해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즉시연금도 사들였다.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업종별 대표 종목들을 모두 담고 있어 분산효과가 뛰어난데다 낮은 수수료로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고위공직자들을 끌어들였다.
유명희 전 청와대 미래전략기획관은 배우자 명의로 ‘타이거레버리지’를 지난해 2만5219주 추가 매수했고,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역시 지난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코덱스200’을 513주 추가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고위공직자들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일반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면서 "고급정보를 이용해 사리사욕만 채우려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들의 투자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