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 플루토늄 생산 원자료를 재가동하기 위한 공사를 재개한 흔적이 위성사진에 찍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전문 미국 웹사이트 ‘38노스’는 3일(현지시각) 영변 경수로 주변에서 새 건설 활동이 포착됐다고 위성사진을 분석해 밝혔다.
38노스의 북한 전문가인 닉 핸슨과 제프리 루이스는 지난 2월7일 상업 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 영상에서는 공사 흔적이 포착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영상에서는 건설 활동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공사는 핵시설 재가동 공식 선언 이전인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6주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2일 “우라늄 농축 공장 등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했던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를 재정비ㆍ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흑연감속로가 가동되면 북한은 폐연료봉에서 매년 6㎏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북한은 2008년 6월 냉각탑을 폭파했다.
38노스는 이번 공사의 핵심을 무력화된 냉각 시설을 복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공사는 감속로가 있는 건물 뒤편과 주변 도로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냉각 시설과 관련된 굴착 활동이 포착됐다.
38노스는 감속로와 옛 냉각탑을 연결하는 송수관이 길을 따라 지하로 묻히고, 새 냉각탑 대신 보조 냉각 시스템과 실험용 경수로(ELWR)가 있는 펌프실을 연결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방식을 쓰면 냉각탑을 재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북한이 시리아에 건설한 원자로와 같은 구조다.
38노스는 “파괴한 냉각탑을 새로 지으려면 최소한 6개월이 걸리지만 보조 냉각 시스템을 활용하면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몇 주 이내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