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탕감’모럴해저드 현실화…금융권 연체율 급등

입력 2013-03-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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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가계대출 부실이 급증하고 있다. 분양가 갈등으로 인한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국민행복기금 출범에 따른 빚 탕감 기대감에 자의적으로 연체를 하는 등 도덕적 해이 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월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1.04%로 2006년 10월 1.07%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이유는 아파트 분양가 갈등으로 집단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96%로 2006년 8월 1.0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집단대출 연체율은 전달대비 0.01%포인트 오른 1.99%로 2010년 12월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국민행복기금이 신용대출 채무불이행자를 대상으로 일부 원금탕감을 해 주기로 하면서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도 급격히 높아졌다. 2월 신용대출 연체율(1.21%)은 전달보다 0.13%포인트나 치솟아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했다.

문제는 시중은행 뿐아니라 상호금융와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과 보험사, 카드사 대출 연체율도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경기침체 탓이 크지만 금융권 전반으로 빚을 갚지 않겠다는 도덕적 해이 확산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상호금융의 평균 연체율은 3.86%로 전년대비 0.29%포인트나 상승했다. 신협의 연체율이 6.38%로 0.37%포인트 높아졌고, 농협 역시 0.3%포인트 상승한 3.29%였다. 저축은행도 신용대출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10~20%에 달하고 있다.

한때 하락세를 보였던 보험사 대출 연체율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1월 말 보험사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0.79%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0년 말 1.42%였던 카드대출 연체율은 2011년 1.59%, 2012년에는 1.62%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체율 급등은 경기침체 탓이 크지만 빚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 확산이 문제”라며 “은행들은 이달 부터 연체 집중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부실대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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