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시청자 외면으로 프로그램 존재조차 느끼지 못하는 MBC ‘100분 토론’은 한때 한국 TV토론 프로그램의 대명사이자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1999년 10월 21일 첫 방송을 하며 한국 토론 방송의 지평을 연 ‘100분 토론’의 명성과 인기는 상당부분 진행자에 의해 구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분 토론’은 현재 신동호까지 7명의 진행자가 나섰으나 ‘100분 토론’ 존재감을 강하게 부각시키며 최고 인기를 견인한 진행자는 초창기 고(故) 정운영, 류시민, 손석희 3인이다. 손석희가 퇴진한 2009년 12월 3일부터 진행자로 나선 권재홍과 그 이후의 ‘100분 토론’은 쇠락의 길을 걸었고 최근에는 프로그램 존재여부조차 체감하지 못하는 시청자가 많다.
경제학자였던 정운영 홍익대 교수는 1999년 10월 가졌던‘100분 토론’ 기자간담회에서 “TV토론 프로그램이 부재하고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한국에서 ‘100분 토론’이 토론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99년 10월 21일부터 2000년 6월 22일까지 진행한 정운영 교수는 차분한 어조와 균형 잡힌 시각으로 ‘100분토론’의 존재를 시청자에게 강하게 알렸다. 2대 진행자로 나선 유시민(2000.7.6.~2002.1.11.)은 개성적인 어투와 날카로운 진행으로 유명성을 획득했다. 그리고 ‘100분 토론’이 최고의 인기를 끌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만든 진행자는 손석희(2002.1.18.~2009.11.19.)다. 정재철 단국대 교수가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로 손석희 만한 수준을 지닌 진행자가 있나 싶을 정도로 양쪽 토론자들을 잘 이끌어 내는 등 가장 뛰어난 진행자”라고 극찬한 것처럼 손석희는 토론 프로그램의 명진행으로 ‘100분 토론’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하며 한국 TV토론 프로그램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
하지만 권재홍 4대 진행자 이후 현재 7대 신동호까지 ‘100분 토론’은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 시청률이 거의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0분 토론’의 초창기와 전성기를 이끌었던 3인의 스타MC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처음 ‘100분 토론’을 이끌었던 정운영 교수는 지난 2005년 신장질환으로 62세를 일기로 별세했고 2대 류시민은 진행자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최근 정계은퇴 선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리고 ‘100분 토론’의 인기와 명성을 최고조로 높였던 손석희는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등 방송인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