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조경아 기상 캐스터-JTBC ‘궁중잔혹사’ 노출 논란…네티즌, 숲 못 보는 트러블메이커? [박진희의 세태공감]

입력 2013-03-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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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와 네티즌에 대한 실망감이 갈수록 커져간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사소한 논란에 집중해 대세를 뒤흔드는 요즘의 논란이 한숨을 절로 짓게 만든다.

25일 인터넷상은 SBS 조경아 기상 캐스터가 달궜다. 지난 22일 날씨 정보 방송 중 착장했던 의상이 다소 타이트해 셔츠의 단추와 단추 사이가 벌어졌다. 기상 캐스터의 의상은 종종 이슈로 떠올랐지만 이처럼 사소한 이슈에 집중하는 네티즌들은 안타깝다. 단추 사이가 살짝 벌어진 것을 두고 노출을 운운하며 이슈를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3일과 24일은 JTBC의 새주말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꽃들의 전쟁)’ 모유수유 논란으로 인터넷 상이 뜨거웠다. 극중 민회빈 강씨 역으로 출연한 송선미는 청의 볼모로 떠나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젖을 물리는 연기를 했다. 왕실의 법도 상 세자빈이 직접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아들을 품에 안고 조근조근 자장가를 부르며 모자간의 애틋한 정을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불똥은 엉뚱한 데서 튀었다. ‘여배우의 가슴 노출’이라는 변질된 타이틀로 화제를 모으더니 급기야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송선미는 노출의 아이콘이 되고 말았다. 상황이 의도치 않게 번지자 ‘꽃들의 전쟁’ 제작진은 “어머니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같은 네티즌의 부화뇌동은 건전하고 적극적인 대중문화 콘텐츠 양산에 걸림돌이 된다. 모유수유 장면을 두고 노출 논란에 몸살을 앓았던 ‘꽃들의 전쟁’ 제작진과 연기자 송선미의 위축은 두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기상 캐스터 조경아는 향후 의상에 조금 더 신경 쓸 필요는 있으나 사소한 논란에 위축돼 날씨를 전하는데 집중할 수 없을지 모른다.

네티즌이 힘을 합쳐 여론을 일으켜 변화를 불러야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습관적으로 표절을 일삼는 작곡가, 빈번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작곡가의 곡을 받아 버젓이 활동하는 가수, 지나친 PPL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드라마 등 네티즌이 주목해야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정작 여론을 형성해 소비자의 쓴 맛을 보여줘야 하는 대목은 간과하면서 사소 한데 집중하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누는 더 이상 범하지 않아야 한다. 자칫 의도치 않게 불꽃이 튄 한 그루 나무가 숲 전체를 태워 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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