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주총데이’를 하루 앞두고 사내·사외이사 후보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5일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111개사와 GS홈쇼핑을 포함한 코스닥 39개사 등 총 150개사가 동시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주총의 관심은 사내·사외이사의 자격 논란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과 송광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다. 자격 논란이 일고 있는 후보는 송광수 고문이다. 송 고문은 지난해 애플과의 특허권 소송에서 애플을 대리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OLED 관련 특허소송에서는 LG디스플레이를 대리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 관계자는 “소송 상대방을 변호하는 입장에 있는 인사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려는 안건을 올린 현대차도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6개 회사의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지나친 겸직으로 인해 이사로서의 충실의무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T는 5명의 이사 후보 가운데 3명이 논란에 휩싸였다.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인 송종환 후보는 이석채 KT 대표이사와 고교 1년 선후배 사이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인 차상균 후보는 KT와 제휴관계에 있는 회사(SAP Labs Korea)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송도균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KT의 이동통신망 폐지 가처분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란 점이 걸림돌이 됐다. 세 명 모두 독립성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독립성 훼손 우려로 인해 박일진 후보가 반대표를 얻고 있다. 그가 과거 LG그룹 계열회사인 LG-Dow 폴리카보네이트의 이사를 지냈기 때문이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 관계자는 “경영감시라는 본래 역할을 망각한 채 전직 임원들의 퇴직 후 재취업이나 회사 이익을 위한 로비스트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는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