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발주한 벌크선 9척에 대한 건조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한전 5개 발전자회사(남동·남부·동서·중부·서부발전)가 발주한 유연탄 장기수송권 입찰에 한진해운·SK해운 컨소시엄과 STX팬오션·현대상선 컨소시엄이 최저가낙찰자로 선정된 가운데, 정부까지 개입되면서 누가 배를 만들지를 놓고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특정 컨소시엄이 벌크선 9척을 모두 낙찰받는 구조가 2개 컨소시엄에게 각각 5척, 4척의 2개 입찰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변경됐음에도 9척 모두를 한 조선사가 건조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는 △수익성 △비용 △효율성 차원에서 제기된 방안으로 장기간(2018년까지) 프로그램인만큼 선사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수익을 내려면 한 조선사로 몰아주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한 조선사에서 9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경우 비용히 훨씬 적게 든다는 의미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장기간, 저렴하게 결정된 계약(2조원 규모)인 만큼 선사들은 선박이라도 싼 값에 건조하려면 한 군데로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정부는 한 쪽으로 몰기 보다는 중소형 조선소를 고려하라는 입장이다 보니 합의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각 컨소시엄에 포함된 한진해운, STX팬오션과 각각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의 조선사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건조 경험이 풍부한 성동 조선해양 등의 중소형 조선소에게 맡겨지기 바라는 눈치다.
예정대로 발주가 골고루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결국 컨소시엄 2곳과 정부가 미는 조선사까지 3곳에 골고루 나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늦어도 4월초에는 조선소가 결정되고 상반기 내(6월)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사 빅3는 이번 입찰에 대해 관망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불참 의사를 밝혔고 대우조선해양은 위탁 경영 대상인 대한조선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