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달여만에 2000선을 돌파하면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약세가 진정되고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지수의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퀘스터 발동(미국의 자동 재정지출 삭감조치) 등 변수 출연 가능성이 남아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미 증시, 양적완화 속도조절 우려에 하락 =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양적완화 조치가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08.13포인트(0.77%) 떨어진 1만3927.5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99포인트(1.24%) 하락한 1511.95를, 나스닥 종합지수도 49.19포인트(1.53%) 내린 3164.41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조치를 조기에 끝내자는 의견이 나왔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이 소식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2에서 14로 두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신호가 본격화되면서 양적완화의 조기중단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국 경기 회복 기저에는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회복과 기업간 인수합병(M&A) 활성화 등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양적완화가 조기 중단될 경우 미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언제든지 투자심리의 위축을 불러와 경기침체를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승동력,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중장기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승 과정에서 단기 하락 추세선의 저항을 돌파하고 주요 보조지표들도 매수 신호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2050선 수준까지 상승이 가능하고 그 후 단기적인 등락 과정 거치면서 장기 상승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긴축으로 인해 가장 경제 상황이 안좋은 유로존조차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우려는 한층 더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회복이 선행되지 않는 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게 전문가들 전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꾸준히 상승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가 일단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올 1분기 실적발표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의 시퀘스터 발동(미국의 자동 재정지출 삭감조치) 여부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시그널이 지속되고 있지만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은 당분간 제한될 것”이라며 “시퀘스터 협상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급상태가 양호한 낙폭과대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수익률 갭(차이) 메우기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는 21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매력이 커지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전기전자, 운수창고, 건설, 운수장비, 증권 등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