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유독 성균관대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발표된 내각과 청와대 인선 24명 중 성대 출신은 모두 6명으로, 서울대(7명) 다음으로 많다.
내각에선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가 성대 출신이다. 정 총리 후보자는 1971년, 황 법무장관 내정자는 1981년 각각 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비서실장을 비롯해 18일 발표된 청와대 인사 4명이 전부 성대를 졸업해 관심을 끈다.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은 성대 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8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성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는 성대 법학과,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는 성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
나머지 11명 중에는 육군사관학교가 3명, 연세대학교가 2명이며, 이명박 정부에서 득세했던 고려대학교 출신은 단 1명만이 발탁됐다.
이 밖에 부산여자대학교, 영남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양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가 1명씩 배출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에서 SKY 출신 중 연대와 고대 출신을 배제한 대신 그동안 좀처럼 요직에 오르지 못했던 성대 출신들을 주요 자리에 앉힌 건 ‘대탕평’ 인사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출생 지역 뿐 아니라 학력에서부터 기존 SKY라는 틀을 벗어나 능력 위주로 고루 등용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라는 평가다. 서울대의 경우 한국 최고의 국립대라는 특수성과 실제 인재가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특히 그간 인선을 앞두고선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를 위해 현 정부를 장악했던 고대 인맥은 인선 배제 대상 1순위라는 말도 돌았다.
한 친박근혜계 의원은 “고대 출신이 MB정부를 장악한 데 대해 못마땅한 시각이 많았고, ‘고소영’ 같은 인사는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박 당선인의 생각이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서강대를 졸업한 박 당선인이 사립대 중 명문인 연대와 고대에 다소 피해의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 의원은 “박 당선인이 그 정도로 치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