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르면 내주 초 열린다. 여야는 정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서가 12일 오후 국회에 전달되면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와 증인채택 등 일정 협의를 거쳐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청문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대변인은 “청문요청서가 오후에 사무처로 전달되면 내일(13일) 청문특위 간사단 회의를 거쳐 14~15일쯤 전체회의를 열게 된다”며 “이르면 다음 주 중 청문회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청문회의 쟁점은 아들 병역면제와 재산증식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역을 둘러싼 의혹 자체가 여론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청문회도 순탄하게 진행될 것 같진 않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견해다.
정 후보자의 아들 우준씨는 지난 2001년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수핵탈충증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문제는 그가 1997년 징병검사에서 1급 현역 입영 대상 판정을 받은 이후 대학원 진학을 이유로 병역을 연기했다가 4년 후인 2001년 재검을 통해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는 점이다.
총리실은 해명 자료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전력증폭기 등 각종 장비를 다루는 실험에 오랜 시간 참여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발생했다”며 “그러던 차에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차량 정체로 인해 장기간 휴식 없이 운전을 하게 됐고, 운전 직후 거동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측에선 “현역 판정을 받고 연기한 뒤 병역면제를 받는 건 전형적인 불법 병역면제 방식”이라며 검증을 벼르는 상황이다.
정 후보자의 재산 증식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 후보자의 재산 총액은 1995년 첫 재산공개 때 4억9300만원에서 2011년 8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퇴직 때 19억7346만원으로 4배 증가했다. 이 중 선관위 상임위원에서 퇴임한 뒤 로고스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던 2006~2008년 사이에 5억4700만원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전관예우 논란이 예상된다.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서초구 반포동의 MV(새서울)아파트(전용면적 129.93㎡)와 경남 김해시 삼정동의 토지(466.3m²)를 보유 중이다. 반포동 아파트가 거주용인데 반해 토지의 경우 정 후보자가 대전지검 차장검사를 맡고 있던 1995년 6월에 매입한 것으로, 1990년대 중반 삼정동 일대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땅값이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투기 목적으로 구입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정 후보자가 검사 시절 의정부 법조 비리 사건을 기소유예한 점, 1993년에는 워커힐 카지노가 120억원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카지노 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캐내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또 정 후보자가 지난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을 지낼 당시 공천헌금의 주인공인 현영희 의원을 공천하는 등 공천 잡음이 심각한 수위에 달했었던 것도 문제될 소지가 있다.
이밖에 법조인으로서의 길만 걸어온 그가 국정을 총괄할 능력이 되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다만 인물평만 놓고 보면 여야 사이에 큰 거부감이 없어, 청문회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