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계에 봉착한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을 늘려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2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중부발전은 최근 추진 중인 496MW급 파키스탄 수력발전 사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국제금융센터(IFC)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민관협력사업(PPP) 방식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지난달 중부발전과 파키스탄 수전력청의 MOU 체결로 한층 속도가 붙고 있으며 오는 2016년 착공될 예정이다.
한국동서발전도 지난해 장주옥 해외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해외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림산업과 함께 MOU를 체결한 1200MW급 베트남 롱푸 화력발전사업은 이르면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른 발전사들도 해외사업게 가세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10월 라오스와 10억달러 규모의 수력발전사업에 대한 사업양허(CA)계약을 체결, 오는 8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또 한국남동발전은 일본과 파키스탄 등에서 수력발전사업을, 한국남부발전은 인도에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이 발전자회사들이 최근 해외사업에 경쟁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이유는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중부발전 김신형 신성장동력실장은 “국내 전력시장은 장기수급계획 등에 맞춰 몇 년간 정해져 있는 시장”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많은 발전사들이 해외사업으로 사업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한전과 동등한 위치에서 정부경영평가를 받게된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경영평가에 많은 것이 달려있는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입장에선 대외용 성과 만들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면서 "이런 점에서 발전자회사들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해외사업 수주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전자회사 간 경쟁이 너무 뜨겁다보니 해외사업 중복진출 등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발전자회사들의 경우엔 이런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고 과다경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실제 과거 우리나라 발전사들이 한 프로젝트에 함께 입찰에 뛰어드는 등의 사례가 있어 사전 조율기능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과다경쟁으로 ‘빛 좋은 개살구’식의 해외사업 늘리기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