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혜은 문화부 기자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어때서요"

입력 2013-01-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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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이 지난 연말행사로 조촐하게 시작한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가요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너무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형돈이 부른 ‘강북멋쟁이’를 비롯한 6곡 전곡은 지난 5일 공개된 이후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강북멋쟁이’는 1년 2개월 만에 야심차게 컴백한 걸그룹 소녀시대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종합 음원차트 1위(가온차트 기준)에 올랐다.

그러자 가요계가 뿔났다. ‘어떤가요’ 음원들이 ‘무한도전’이란 킬러 콘텐츠를 등에 업고 음원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디어의 폭발적인 홍보 효과로 인해 땀 흘려 만든 ‘좋은 노래’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연제협(한국연예제작사협회)는 이같은 현상이 한류의 다양성을 죽이고 K팝을 사장시킬 것이라고 아주 멀리 내다봤다.

하지만 ‘어떤가요’ 음원은 대중의 선택을 받았을 뿐이다. 대중은 초보 작곡가 박명수가 만든 음악이 요즘 쏟아져 나오는 프로 작곡가의 아이돌 음악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요가 대중을 위한 음악인 이상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죄가 될 수는 없다.

‘무한도전’을 통해 잊혀졌던 노래들이 재조명받거나 아이돌 그룹들이 홍보효과를 누릴 때는 반가워해놓고 멤버가 직접 만든 노래가 인기를 누리면 시장 교란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주장이다. 가수는 연기, 예능, 진행, 무대 등 모든 분야에 진출하면서 예능인이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고 그것을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왜 문제가 되는가. ‘어떤가요’음원을 즐겨 듣는 이들은 ‘좋은 노래’를 분별할 줄 모르는 수준 미달의 리스너인가. 프로가 아마추어에 밀려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를 뼈 저리게 고민해야할 시기에 어깃장을 놓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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