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됐던 이화령 구간에 야생동물인 고라니가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작년 11월 15일 복원한 이화령 구간에 고라니의 이동 장면이 12월 31일 CCTV에 처음으로 촬영됐다고 8일 밝혔다.
이화령 구간은 지난 1925년 일제에 의해 87년간 단절돼왔다. 정부는 이를 복원하기 위해 행안부와 산림청 주관으로 작년 2월부터 백두대간 시민단체·환경·조경·산림전문가 및 향토 사학자 등의 자문을 받아 4월 초 설계를 완료하고 6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준공했다. 단절된 백두대간 이화령 구간을 이어 길이 80m, 폭 50m의 생태통로를 만들었다. 생태통로 아래로는 터널을 조성하여 차와 자전거 통행로로 유지시켰다.
복원한 이화령 구간에는 작년 12월 14일부터 CCTV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이동 상황을 모니터링 해왔다. CCTV 촬영을 시작한지 17일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17시 23분경 조령산에서 백화산 방향으로 이동하는 고라니 한 마리에 이어 17시 42분경에는 괴산군 방향에서 조령산으로 이동하는, 암수로 추정되는 고라니 2마리가 CCTV 화면에 포착됐다.
야생동물연합 조범준 사무국장은 “백두대간은 한반도 생태축으로서 중요한데도 그동안 단절되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번 고라니 이동을 볼 때 생태축 복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고라니 뿐 만 아니라 산양, 삵, 담비 등 멸종위기종이 다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번 고라니의 이동은 그동안 단절된 이화령 구간의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깊다”며 “앞으로 복원이 시급한 백두대간 단절구간 12개소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