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쪽지예산’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엉터리 늑장 예산을 통과시킨 후 해외출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 장윤석 위원장과 예결위원인 김재경, 권성동, 안규백, 민홍철 의원이 지난 1일 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9시간 만에 남미로 떠났다. 10박11일 일정으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산호세, 뉴욕 등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2일에는 예결위 여야 간사인 김학용·최재성 의원과 김성태, 홍영표 의원은 아프리카로 떠났다. 이들은 케냐를 거쳐 짐바브웨, 남아공, 두바이 등을 순방할 계획이다.
항공료는 1인당 아프리카 1200만원, 미주 900만원이 들어간다. 체류비는 별도이며 예결위 예산으로 잡혀 있다. 예결위는 전체 1억5000만원의 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 명분은 예산심사시스템 연구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예산심사시스템을 연구한다는 것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다.
장윤석 예결특위 위원장은 비난이 거세지자 언론에 전화를 걸어 “비회기 중에 관행적으로 하는 의원외교의 일환으로 봐 달라”며 “(조기 귀국 여부는) 동행한 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예결위 뿐 아니라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국토해양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등 다른 상임위도 해외출장을 떠났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권을 내려놓겠다던 여야 의원들이 국회의원연금 지원금과 국회의원 세비 삭감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통과시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국회의원 출장은 각 상임위별로 정기국회 전 7·8월과 새해 예산안 처리 뒤 1·2월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