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납회일과 새해 첫거래일에는 국내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사례가 많았다. 지난 1997년 이후 15차례에 걸친 납회일(매년 12월 마지막 거래일) 중 코스피 지수가 오른 사례가 13차례(상승확률 87%)에 달했다.
지난 2002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는 북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또한 새해 첫거래일 역시 지난 2008년 미국발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2.3% 하락했을 뿐 평균 1.5%가량 상승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인 사례들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연말을 앞둔 주요 투자자들의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 효과와 새해 정부정책 발표가 집중되는 1월 효과(January Effect)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아직도 변동성의 가운데에 있다 = 과거 연말과 연초 주식시장 흐름은 긍정적이었지만 올해만큼은 과거의 통계만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에 따라 투자심리의 굴곡이 커질 개연성이 있는데다 지난 11월 중후반 이후 코스피가 6.5% 가량 상승했지만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9월 이후의 하향추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측면에서도 12월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무려 5조원을 웃돌고 있는데 과거 같은 기간 동안 유입된 금액과 비교해 보면 사상최고 수준이다.
과거 배당락일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으로 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물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28일 폐장에도 불구하고 연말(31일)까지 미국에서는 재정절벽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며 “연초 우리 증시는 연말 재정절벽 타결 여부와 더불어 역사적 최고 수준의 순차익잔고의 행배, 1월 효과 출현 여부(중소형주 효과 포함), 4분기 Pre-어닝 시즌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주와 중소형주 주목 = 코스피 2000선 돌파 및 안착을 위해서는 미국 재정절벽 관련 불투명성 해소와 함께 실적모멘텀 강화라는 상승동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시기적으로도 납회일 이후 1월 1월까지 국내증시가 휴장에 들어가며 당장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해 당분간은 지수보다 종목별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매매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업종 및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는 배당락을 계기로 배당메리트가 희석되면서 일정부분 매물소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는 고배당주보다는 성장성(경기민감주)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종목선별이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으로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서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기업정책의 중심을 중소기업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지난 10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가 높은 상황이다”면서 “또한 지난 주말을 고비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매수로 돌아서며 수급개선의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도를 높여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