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거포 김태균 15억 "승엽형, 얼마야?"

입력 2012-12-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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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내년시즌 연봉협상 기상도

12월과 1월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겐 이른바 비시즌이다. 연봉조차도 12월과 1월을 제외하고 10달로 나뉘어 지급된다. 비시즌 중 선수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연봉협상이다.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협상에 임하는 마음이 가볍지만 부상과 부진 등으로 활약이 미미했던 선수들은 마음이 무거운 것이 바로 요즘이다.

이미 몇몇 구단은 연봉 협상이 상당히 진척됐다. 롯데는 재계약 대상자 58명 중 약 90%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고원준이다. 올해 1억1000만원을 받았던 그는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팀이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삭감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지만 철 없는 행동이 연봉 삭감으로 이어진 셈이다.

남은 롯데 선수들 중 가장 큰 관심사는 예비 FA인 포수 강민호다. 그의 올해 연봉은 3억원. 통상적으로 대어급 예비 FA에게는 이른바 ‘FA 프리미엄’이 붙는다. 타 구단에 선수를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FA 선수 영입시 해당 선수의 연봉에 비례해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일종의 안정 장치를 걸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구단은 동료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강민호와의 협상을 가장 마지막에 벌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롯데 관계자 역시 “FA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라고 말하는 한편 “다른 선수들과의 계약과도 연관이 있는 만큼 가장 마지막에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넥센은 내년 연봉협상에서 가장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가난한 구단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미 지난 5일 올시즌 정규시즌 MVP 박병호와 2억2000만원에 계약을 완료한 넥센은 이틀 뒤 신인왕 서건창과는 7700만원에 재계약 했다. 인상율로는 박병호가 254.8%, 서건창이 220.8%일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17일에는 유격수 강정호와도 계약을 마무리 했다. 올해 1억8000만원을 받은 그는 3억원에 계약을 체결해 역시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다.

KIA 역시 재계약 대상자들 중 70% 이상의 재계약율을 보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선수는 신인 투수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올해보다 4100만원이 인상된 65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는 안치홍이 보유 중이던 팀내 2년차 최대 인상액인 4000만원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상이다. 주로 중간계투로 나선 그는 3승 3패 2세이브 10홀드에 3.38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남은 선수들 중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투수고과 1위 서재응이다. 2008년 국내 복귀시 5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올해 2억9000만원까지 연봉이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45이닝 무실점(선발로는 44이닝 무실점)과 함께 2.59의 방어율로 뛰어난 성적을 거둬 연봉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으로 삼성과 SK 등 올해 좋은 성적을 올린 팀들은 대체적으로 인상자들이 많다. 올해 SK의 유일한 10승 투수 윤희상은 올해 4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연봉이 수직 상승했다. 189%의 기록적인 인상율로 데뷔 10년만에 억대 연봉자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해 두산에서 방출된 아픔을 딛고 SK의 입단테스트를 통해 합류한 투수 박정배 역시 3000만원 인상된 5600만원에 사인했다.

삼성은 아직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 핵심 선수들은 연봉 계약을 끝내지 않았지만 우승에 공헌한 1억원 내외 연봉의 선수들과 순조롭게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옵션을 제외한 보장 액수만 8억원을 받았던 이승엽의 인상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관심이다. 이승엽은 올해 타격 6위, 홈런 5위, 타점 3위, 득점 3위 등 타격 전 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만큼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관심사는 최고 연봉인 김태균의 15억원에 근접할 수 있느냐다. 삼성 관계자는 “김태균의 연봉과는 관계 없다. 고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의 김태균은 17일 올해와 같은 15억원의 연봉에 사인을 마쳐 사실상 2년 연속 최고 연봉자 타이틀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타율과 출루율에서 1위를 차지해 타격 2관왕에 올라 인상 요인이 없지 않았지만 최하위인 팀 성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역시 “고액연봉자로서 개인보다는 팀 성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내년에 좋은 성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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