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13일 전일대비 27.33포인트 오른 2002.77를 기록하며 지난 9월 24일 이후 3개월여만에 2000선을 되찾았다. 외국인은 11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지수가 급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승세는 대형주 독식에 의한 착시현상으로 증시 전체의 분위가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날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것은 미국의 4차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외국인의 강도높은 순매수세 덕분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장중 5348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 장세’가 재현되면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형주에만 수혜가 집중됐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은 큰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89% 오른 153만3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50만원을 넘어섰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도 1~2%대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생명, 신한지주도 1~2%대 올랐다.
지난 6월 12.01%였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9.28%까지 급증했다. 이 처럼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오르내림에 따라 코스피도 덩달아 춤추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바람에 지수가 2000을 넘기는 상승장에서도 중소형주 위주의 개인투자자들은 수익을 얻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6.6%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하면 하락폭이 15.1%에 달했다.
거래대금 역시 역주행 상태다. 지난 4일엔 하루 거래대금이 2010년 2월16일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로 떨어졌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5조~6조원에 달하던 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3조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급기야 2조원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 바람에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실적악화로 고사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강세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보다 오른 폭이 오히려 작다”며 “연말에 아시아 증시가 오른 이유가 성장률과 재정건전성이 뒷받침됐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가 다시 싸늘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4일 코스피는 미국 재정절벽 우려와 전일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맞물리면서 2000선이 무너져 10시8분 현재 13.5포인트 하락한 1989.27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