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불황이 지속되면서 냉장고나 세탁기, 유모차 등 렌탈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다.
오픈마켓 11번가가 올해 11월1~23일까지 ‘11번가 렌탈 서비스’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가 올해 1월 시작한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도 지난 7월까지 1만1000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치냉장고 등 최근 가전 수요를 따져보면 10~11월도 렌탈 서비스는 좀 더 증가한 것으로 업체측은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도 렌탈 붐이 일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이 이번 달 오픈한 자동차 렌탈 계약건수는 벌써 100건을 넘어서며 기업이나 자영업자, 개인 고객 등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다달이 돈을 내고 빌려쓰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은 신상품 보다는 중고품을 선호했다. 오픈마켓에서 주로 중고가전 위주로 거래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의류와 잡화, 명품 유아용품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옥션의 지난 10월 중고 가전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고, 의류·잡화 중고제품 판매량은 25% 가량 늘어났다. 명품 유아용품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유아용 중고제품 판매량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했다. 맥클라렌, 스토케, 퀴니 등 해외명품 유모차, 카시트 제품들이 많이 팔렸다.
11번가에서도 10월 중고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0%가 증가했다. 1~10월 누적 성장률도 11번가는 190%를 기록했고, 옥션 역시 6% 늘어났다. 중고품 판매는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옥션 중고장터 코너 담당 김정준 과장은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중고거래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가전 의류 패션 잡화 등 생활용품을 비롯, 취미를 위한 스포츠용품 등으로 중고거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존 유통가에서는 백화점을 찾던 고객들이 아웃렛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백화점 보다 아웃렛 매출 신장률이 더 커지는 등 아웃렛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점의 연매출은 목표치의 20%를 초과했다. 9일 문을 연 롯데 아웃렛 청주점도 선전해 개점 후 4일 동안에만 매출 45억원을 올렸다. 목표의 170%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신세계사이먼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웃렛도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사이먼의 올해 1~10월 매출은 작년대비 약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수인 객단가는 작년보다 10% 뛰었다. 방문객 수는 2008년 250만명, 2010년 400만명에서 지난해 500만명으로 늘더니 올해는 작년보다 10% 증가한 5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불황에도 햄버거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판매가 더욱 늘어났다. 불황 무풍지대로 알려진 업종이지만 최근 판매량 등 실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
맥도날드가 지난 5일 출시한 ‘행복한 나라 메뉴’는 출시 보름만에 판매량 250만개를 넘어섰다. 메뉴 출시한 때부터 22일까지 하루 매장 방문 고객 수도 출시 전에 비해 1만명이상 늘었다. 롯데리아도 올해 들어 기존점과 신규점을 합한 매장 방문객수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