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주말 증시는 외풍과 7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휘둘리며 코스피지수가 1차 지지선인 1880~1890선을 힘없이 이탈, 제3차 양적완화(QE3) 시행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특히, 미국 대선 직후부터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감이 글로벌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경제지표의 호조세를 압도하고 있다. 20일 긴급회담으로 합의가 보류된 그리스 구제금융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지연 등의 유로존 리스크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기술적 반등 가능할까 =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단기 반등시도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주 하락세로 코스피지수는 9월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재정절벽 불확실성을 이미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주말 미국증시가 양당 지도부간의 백안관 회동을 긍정적으로 여기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도 이를 시사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단기 반등 시도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지지선 구축이나 추세적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지표 모멘텀이 둔화 가능성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지연에 따른 유로존 위기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매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은 최근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재정절벽 불확실성을 의식하는 듯 보이고 유럽계 자금 역시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결정된 이후에나 안도성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美 증시, 재정절벽 협상에 ‘촉각’ = 이번주에도 뉴욕증시의 관심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재정절벽 협상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신호는 나왔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는 만큼 심한 변동성과 함께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재선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으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를 초청해 재정절벽 위기 타개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협상이 끝난 뒤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는 모두 “건설적인 대화”였다면서 합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협상에 관한 한 백악관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본다. 오바마는 해외 순방에 나서고 의회는 일주일간 휴회하지만 양측의 협상은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계속 진행된다. 시장에서는 협상이 깜짝 타결되지 않는다면 증시가 하락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물론 조기 타결의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부채상한 조정 협상처럼 이번에도 결국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의견과 함께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쇼핑시즌을 맞아 미국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지도 관심사지만 최근 미국 경기를 감안할 때 큰 기대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유럽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독일이 그리스 구제금융을 반대할 명분이 줄어들어 그리스에 대한 지원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