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프열전] 무술감독 김민수 “액션배우 위상 높인 게 가장 큰 보람”

입력 2012-11-1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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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랑사또전'에서 이승기 무술을 지도하고 다
◇25년 동안 100여 편 무술감독한 실력파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이 김민수(43) 무술감속의 액션을 거쳐 탄생했으며 ‘아랑사또전’ 이준기의 화려한 비주얼 액션 뒤에 그가 있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방대한 스케일의 액션 또한 그의 진두지휘 하에 이루어졌다.

올해로 25년 째 액션배우로 살고 있는 김민수 무술감독은 지금까지 1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의 무술감독을 도맡아 한 실력파다. 우리나라에서 배우로서 인식이 거의 없었던 20여 년 전부터 액션배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분투했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정두홍 무술감독과 더불어 서울액션스쿨을 이끌며 한국에서 액션배우의 입지를 다졌다.

할리우드시스템에서의 액션배우는 우리의 개념과 다르다. 우선 액션배우와 스턴트맨(우먼)이 분리 되어 있으며 스턴트도 카스턴트, 오토바이스턴트 등 분야에 따라 세분화 되어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액션배우가 스턴트까지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시청자나 관객은 스턴트맨(우먼)으로 생각하지 액션배우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액션배우라고 하면 최민수 하지원 등 액션을 잘하는 배우를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 액션배우로 활동하는 이들이 500명 정도 되는데 그들이 모두 전문 액션배우죠. 흔히 알려진 연기자들은 액션을 잘 하는 배우입니다.”

25년 전 김민수 감독이 액션배우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의자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촬영 현장에 감독과 배우에게만 주어지는 이름이 쓰인 의자에 앉는 게 꿈이었다고. 그를 위해 보름가량 촬영을 해봐야 30만원 남짓한 출연료를 받으면서도 신나서 촬영에 임했고 이제 그도 어엿하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의자에 앉는다.

“촬영 중 맞아서 진짜로 기절하는 경우도 있어요. 늘 생명에 위협을 받으면서 일합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연륜이 돼서인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감각이 생겼어요. 무술감독이 된 지금은 후배들이 연기할 때 위험한 상황이라는 감지가 생기면 PD나 감독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직접 현장 정리를 할 때가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니까요.”

젊은 시절 혈기와 열정으로 무조건 열심히만 하려고 했다는 그는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거나 부상으로 액션배우의 길을 포기하는 동료, 선후배를 숱하게 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이상한 열정이다. 근성과 끈기만으로 버틸 수 없고, 인맥으로도 한계가 있는 액션배우의 길에서 그는 무엇을 얻었을까.

“재미있어요. 현장 나가면 늘 신경이 곤두서고 위험에 놓여있지만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없으면 못하는 일이죠. 또 내가 한 액션을 보고 그 감독이 다음에 나를 찾으면 그것 또한 보람있는 일입니다. 화면이 멋있게 나올 때는 두 말할 나위 없고요.”

▲사진='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 무술을 지도하고 있다
◇30% 밖에 못 버티는 액션배우, 근성과 재능 모두 겸비해야…

드라마 ‘시크릿가든’ 이후 액션배우를 꿈꾸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1년에 한 번 지원자를 받는 서울액션스쿨의 경우 평균 40~50명의 신입들이 지원하지만 실제 액션배우가 되는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통 일주일 만에 절반 이상이 포기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구보에 기초 동작까지…생각했던 것보다 고된 일이 액션배우 일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남은 30%는 6개월 가량 기본기를 다지고, 다시 3개월 동안 촬영에 적합한 액션을 배웁니다. 보통 1년이 지나야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데 그때도 자신의 상품가치를 충분히 높인 친구들만 무술감독에게 선택돼서 출연합니다. 간혹 동료들은 모두 출연을 하는데 도태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는 열심히 하는 근성은 있지만 재능은 없는 경우죠. 30% 안에 들어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재능이 없으면 결국 못 버티는 게 이 직업이에요.”

어려운 길이지만 부쩍 지원자가 늘었다는 액션배우의 세계에서 무술감독까지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중요치 않다.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인 수입과 무술감독 입봉 기간은 철저한 개인차를 입증해 준다.

“우리 액션스쿨에 20명의 무술감독과 60여 명의 액션배우가 있습니다. 액션배우 기준 평균 수입은 3000~4000만 원 정도 되요. 하지만 이 수치는 평균에 불과합니다. 잘 하는 친구들은 몇 배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기도 하고 못하는 친구들은 절반에도 못 미치죠. 무술감독 입봉도 마찬가지에요. 잘하는 친구들은 정말 단시간에 감독으로 입봉 하지만 못하는 친구들은 10년을 넘게 해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철저히 실력으로 가늠되는 업계지만 김민수 무술감독은 “일단 도전하라”고 말한다. 도전하지 않고는 자신의 가능성조차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액션스쿨도 그렇지만 타 액션스쿨에서도 매년 액션배우 모집이 있습니다.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지원해보세요. 단 체력과 근성은 필수입니다. 나머지 기술적인 부분은 배우면 됩니다. 일단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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