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은 하루에 한 번도 혈당을 체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아 당뇨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들일수록 정기적인 혈당수치 확인에 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뇨협회와 미코바이오메드는 오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앞두고 국내 당뇨병 환자의 자가혈당측정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당뇨병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경기지역의 종합병원 및 당뇨전문클리닉 다섯 곳에서 당뇨병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21%(47명)는 자가혈당측정기(이하 혈당측정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25명)은 자신의 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82%(142명)가 자신의 혈당 수치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가혈당측정기를 사용하지 않는 당뇨병 환자들은 미사용 이유로 ‘병원에 오면 확인할 수 있어서(19명, 40.4%)’, ‘지속적으로 체크할 만큼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14명, 29.8%)’등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아직까지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자가혈당측정을 통한 지속적인 혈당관리의 필요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 참여한 당뇨병 환자의 63.2%(139명)는 하루에 한 번도 혈당을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173명) 조차도 절반 이상이 1일 1회 미만의 주기로 혈당을 측정, 대한당뇨병학회의 권고(1일 4회, 최소 2회)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을 진단 받은 시기가 오래될수록 혈당 측정을 통한 혈당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당뇨합병증 예방 및 관리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사결과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1년 증가할수록 한 달에 혈당을 측정하는 횟수는 평균 0.7회 감소했다.
아울러 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환자(173명)들은 혈당측정기 이용의 가장 불편한 점으로 ‘비싼 스트립(혈당측정검사지) 가격(41.0%)’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채혈 시 통증(13.9%)’이라고 답했다.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스트립(혈당측정검사지)의 가격은 1상자(50T 기준)에 평균 2만1500원(개당 430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뇨협회의 박성우 회장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은 우리나라 5번째 사망원인으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 추세”라며 “당뇨병 환자들이 자가혈당측정을 통한 혈당관리로 당뇨 합병증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