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국민들로부터 직접 정책 제안을 받는 ‘국민명령 1호’ 캠페인을 마감한 결과 교육과 관련한 정책이 400건이 넘었다”며 “대학입시와 사교육으로 인한 고통, 학교 폭력·왕따·자살 등 심각한 인성 붕괴로 인한 불안을 호소하며 국가가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 3289가지 전형→4가지로, 대입전형 간소화
교육정책에서 대합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근본적인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문 후보의 인식이다. 이를 위해 현재 3289가지나 되는 복잡한 대입전형은 4가지 트랙으로 단순화한다. 각각 수능만으로 선발, 내신만으로 선발, 특기적성 선발, 기회균형 선발 트랙에 인원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내신중심 선발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사교육을 예방하고 교육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수능, 논술 등은 고교 범위 안에서만 출제하도록 한다. 또 지나치게 높은 영어 ‘스펙’ 요구의 폐해에 대해서도 바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심지어는 외국에서 생활하다 온 학생들마저 영어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과도하게 부풀려진 영어 사교육의 폐해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양한 적성과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도입 취지와 달리 온갖 의혹과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영국의 ‘대학입학지원처’(가칭)와 같은 기구를 상설화해 점진적 개선이 가능한 입시제도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입시기관 변질 특목고 폐지…고교서열화 해소
설립 취지에서 어긋나 입시 명문고로 변질된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는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최근 사교육 경쟁이 초등학교 유아교육까지 과열되는 주된 원인은 고등학교가 일반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으로 서열화 된 데 있다”며 “이를 해소해 초·중학생의 사교육 경쟁을 근원적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에 나선 김진경 공감본부 부본부장은 “외고나 국제고 문제. 구체적 방안 명시 안했지만 사실상 외고같은 경우 외국어게열 진학자 50%기준만 적용해도 살아남을 학교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입시학교로 가 버렸다”며 “외국어계열 진학의 비율 이런 방법을 통해 실질 단계적 폐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학고에 대해서는 “존치한다”고 못박았다.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함께 점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방안고 검토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마치 대학수업에서처럼 자신의 진로와 특성, 학력 편차를 고려해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다. 학교별 특성화에 기초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수업을 다른 학교에서도 수강할 수 있도록 혁신고교와 결합한 모델도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 ‘출발선을 공정하게’…0~5세 무상교육 실현
문 후보는 0~5세 무상보육·교육을 실현하고, 취학전 1년의 유치원 과정을 의무교육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취학연령을 낮추고 초등학교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는 등 현재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각각 6-3-3-4년으로 구성된 학제를 선진 교육형 학제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예고한대로 혁신학교 모델은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
초등학교 교육에도 사교육의 폐해를 막는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혁신학교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고 ‘아동교육복지기본법’을 제정해 해가 진 뒤에는 사교육을 금지할 계획이다. 학교가 이제 단순하게 지식을 전수하는 곳을 넘어서 돌봄 기능을 실질적으로 갖추도록 통영 한아름양의 이름을 딴 ‘한아름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아울러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과 돌봄을 책임지는 에듀케어시스템도 구축한다. 학교 차원에서는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고 각 시·도에 부적응학생을 위한 대안교육기관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힐링교육위원회’를 설치해 마을 전체가 함께 교육공동체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