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과 재벌의 인연…대통령 재직 당시 '승승장구'·정권 후 세무조사 등 '역풍'

입력 2012-11-0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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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벽산'·노태우 'SK'·이명박 '한국타이어·효성'

정권과 재벌의 인연은 과거부터 계속 있어 왔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과 SK그룹이 사돈관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재계와 혼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와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2001년 결혼을 했다. 대통령 딸을 며느리로 삼은 조양래 회장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동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는 벽산그룹이 있다. 벽산은 1970년대 초부터 승승장구했다. 당시 정부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새마을운동을 벌였는데, 벽산그룹은 지붕 재료인 슬레이트를 독점 공급해 사세를 키웠다. 1974년엔 국영기업 대한종합식품을 인수하는 특혜도 누렸다.

정권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권이 끝나기 전까지 각종 특혜 시비에 시달리고 정권 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벽산그룹도 정권이 바뀌면서 세무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지난 1992년 당시 선경(현 SK)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불리던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낸다. 두 차례에 걸친 심사에서 큰 차이로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노태우 대통령과 사돈 관계인 선경이 1등을 차지하자 야당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체신부가 “심사 과정은 공정했다”며 의혹을 일축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당시 최종현 SK회장이 일주일 만에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하지만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SK그룹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가인 효성그룹은 2009년 하이닉스 인수에 나섰다가 비난 여론에 밀려 물러섰다. 자산 규모 8조원대인 효성그룹이 자산 13조원대인 하이닉스를 인수하려고 하자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국타이어도 이른바 ‘사위 게이트’로 불리는 2008년 주가조작 파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조현범 사장은 코스닥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이듬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앞둔 최근 “정권의 힘을 얻은 무혐의 처분”이라며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 정권으로부터 특혜 아닌 특혜를 받았던 일부 기업이 잔뜩 움츠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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