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투데이가 자라 스페인·한국 홈페이지의 여성의류 △재킷 △스커트 △팬츠 △원피스 △스웨터 등 5종 가격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재킷류에서 최고가격 상품인 ‘스터드 가죽재킷’의 국내 판매 가격은 49만원으로, 현지 판매 가격 199유로(28만1161원)보다 57.1% 가량 비쌌다. 스커트 류의 ‘판타지 스톤 양식 미니스커트’도 국내 판매 가격이 17만9000원으로 현지 판매 가격 69.95유로(9만8830원) 대비 55.21% 높았다.
팬츠 류의 ‘슈퍼 파워 스키니 5포렛 데님’은 현지 판매 가격(39.95유로·5만6444원)보다 국내 판매 가격(9만9000원)이 57%나 비쌌다.
자라 측은 가격 정책은 개별 품목에 대해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해선 고가 정책을 쓸 수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자라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를 빠른 시간 내에 선보이고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추기 위해 가격대가 다양하다고 보면 된다”며 “가격 정책 자체는 글로벌 본사가 관여한다”고 밝혔다.
원피스는 H&M의 최저 가격이 1만5000원으로 미쏘·에잇세컨즈의 3만9900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자라(6만9000원)의 가격은 H&M의 4.6배에 달했다.
다만 H&M의 스웨터류는 최저 가격이 미쏘·에잇세컨즈보다 1.8배 비쌌다. H&M의 재킷류 최고 가격은 미쏘의 2배에 달했다.
H&M 관계자는 “관세, 세금, 환율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가격을 제공한다”며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해서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라인업의 차이에 따라 합리적이면서 저렴한 소재, 퀄리티 있는 소재 등 다양하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미쏘와 에잇세컨즈는 조사 품목 전 부문에서 최저 가격이 같았다. 국내에서 이랜드와 제일모직이라는 대표 패션 기업의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에잇세컨즈는 팬츠를 제외하고 최빈 가격이 가장 높았다. 최고 가격은 스웨터의 경우 15만9000원으로 자라의 17만9000원에 근접할 정도다.
미쏘의 최고 가격이 최빈 가격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미쏘는 중저가 라인에 주력하고, 에잇세컨즈는 최저 가격에서는 경쟁력을 가지되 고가 라인까지 넘본다고 분석된다.
송태근 에잇세컨즈 상품 기획담당 팀장은 소비자의 성별 선호도를 반영한 차별화된 상품을 준비한 것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자라와 H&M의 구매 고객 70% 이상이 여성으로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 라인에 트렌디한 상품을 전면 구성하고 남성 라인에는 베이직한 캐주얼 의류를 상대적으로 많이 기획했다는 것.
송 팀장은 “여성 라인의 경우 기존 SPA 브랜드들의 가격과 품질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의 질 좋은 소재나 부자재를 사용하고, 동시에 한국인의 체형과 유행을 반영한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