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내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25일 증권업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주회사 전환소식에 지난 24일 1만3200원(13.92%) 오른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이틀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동아제약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기존 동아제약은 투자와 바이오사업을 책임지는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칭)으로 존속시키게 된다. 기존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ETC)과 의료기기 및 해외사업을 관장하는 동아(가칭)와 박카스 및 일반의약품(OTC)사업을 하는 동아제약으로 분리시켜 지주회사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재상장되며 동아는 인적분할 후 상장심사를 거쳐 신규 상장하기로 했다.
동아제약의 이같은 결정은 취약한 대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신호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5.14%며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도 10.4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차남인 강문석 전 동아제약 부사장과 두 번이나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강 전 부사장은 2004년 동아제약 대표에서 해임된 뒤 2007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동아제약 지분을 매입해 주주총회서 표 대결까지 벌였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이에 따라 가족간의 분쟁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협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한미약품의 지주회사 한미홀딩스가 동아제약의 지분 8.71%를 보유중이다. 동아제약이 내년 지주사로 전환하면 인적분할한 동아의 지분을 지주회사의 지분으로 바꿔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강 회장이 후계구도 확립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강 회장의 4남인 강정석 대표가 회사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동아제약 지분율은 0.71%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 후 강 대표의 지분율을 높여 후계구도를 마무리하리란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아제약 지주회사 전환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전문의약품(동아)과 일반의약품(동아제약) 사업의 분리”라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권 및 사업부별 책임경영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과 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알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아제약이 지주사를 두고 그 밑에 ETC와 OTC 사업부를 계열사로 뒀지만, ETC뿐만 아니라 박카스를 판매하는 OTC 부문도 향후 성장세가 정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