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준, 박성호, 아사모아 등 3명의 공격수로 전진 배치한 포항은 4-3-3을 들고 나왔고 경남은 김인한, 까이끼, 윤일록 등을 전방에 배치하는 4-1-2-3으로 맞섰다. 백중세의 경기 양상 속에서 포항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경남은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선보이며 90분 내내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남은 김병지의 선방도 여러 차례 나오며 실점을 막았다.
연장전에 접어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포항이 약간 우세하게 경기를 진했지만 경남 역시 연장 후반 까이끼가 포한 골키퍼 신화용까지 제치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골 문을 벗어났다. 무승부로 끝날 듯 보였던 경기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승부가 갈렸다. 연장 후반 15분 프리킥 기회에서 신진호의 긴 킥을 박성호가 감각적인 백헤딩 슛으로 경남의 골 문을 갈랐다. 김병지가 펀칭을 위해 뛰어 나왔지만 박성호의 헤딩 타이밍이 좀 더 빨랐고 골로 연결됐다.
포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세번째 FA컵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4년 전에서도 경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FA컵 정상에 오른 바 있으며 1996년 FA컵 초대 우승에 이어 통산 세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회 우승은 수원과 함께 최다 우승 타이를 기록했다.
FA컵 우승으로 포항은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함께 획득해 기쁨이 더 컸다. 정규리그 3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를 위해 포항은 수원, 울산 등과 경합 중이지만 FA컵을 통해 티켓을 획득함으로써 리그 운영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포항이 3위 내에 진입할 경우 리그 4위팀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가져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