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파생상품거래세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잇단 복지정책 발표로 세수확대가 절실한 정치권이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선을 앞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이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주장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투기거래 억제’다. 또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도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0.3% 거래세를 내야 하는 주식시장과의 과세 형평성을 맞춰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복지정책을 내놓기 바빴던 정치권이 세수확대를 위해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획재정부도 파생상품거래세의 도입으로 100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공감이 큰 만큼 지난 2004년부터 도입이 시도됐던 파생상품거래세의 국회 처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이 선심정책 남발에 의한 무리한 제도 추진이라며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극도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코스피200 옵션의 승수가 5배 인상된 뒤 거래량이 10분의1로 감소한 최근 사례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파생시장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수확보 측면에서도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세금이 늘더라도 현물시장의 위축에 따라 세수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거래세 부과로 인한 세수효과는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며 “거래세 부과 이전 주식거래세에 비해 세수가 1100억원까지 감소할 수 것으로 조사돼 큰 세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정의 협의를 거쳐 지난달 8일 파생상품거래세 신설이 포함된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다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3년의 유예기간을 둬 2016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여야 경제통 국회의원 45명이 모여 만든 국가재정연구포럼은 12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파생상품 거래세가 자본시장과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