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의 집값이 폭삭 주저앉았다.
이들 지역의 집값은 고점 대비 가격이 15~25% 가량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이 안 팔려 꼼짝 못하는 경우도 많고, 매매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휴업을 선언한 중개업소도 수두룩하다.
버블세븐은 2006년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지목한 7개 지역으로, 집값 급등의 핵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매매거래가 끊기자 타 지역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거품이 붕괴되는 모습이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버블세븐 중 고점 대비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분당으로 지난 2007년 3월 3.3㎡당 가격이 2076만원에서 8월 현재 1560만원으로 500만원 이상 떨어졌으며 비율로는 24.86% 하락했다. 5년 6개월 사이 집값의 4분의 1이 증발한 셈이다.
분당구 수내동 L공인 관계자는 “중소형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입질이 있을 뿐 실제 거래는 드물고, 중대형은 매수문의 자체가 없다”며 “최근 4~5년 사이에 거품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이는 만큼 더이상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분양 적체와 입주물량 과다공급 등 악재로 용인의 집값도 하락 폭이 컸다. 용인 아파트값은 고점인 2007년 3월 1243만원에서 996만원으로 19.88% 하락, 3.3㎡당 1000만원 아래로 내려앉으며 체면을 구겼다.
이어 서울 양천구가 2007년 2월 고점 2226만원에서 1787만원으로 19.73% 떨어져 하락 폭이 컸다. 평촌은 2007년 4월 1570만원에서 1280만원으로 300만원 가량 집값이 빠졌고 18.43%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는 2007년 2월 고점인 2600만원에서 2177만원으로 16.26%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는 2007년 2월 3554만원에서 2990만원으로 15.87% 하락했다.
서울 서초구는 고점 대비 5.57% 떨어져 버블세븐 중 유일하게 서울 전체 평균 하락률(고점 대비 8.17%)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버블세븐은 과거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지역으로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고, 중대형 위주로 공급 이뤄지다보니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됐다”면서 “분당은 신분당선 개통과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등 호재로 매매·전세시장이 살아날 여지가 있지만, 최근 2~3년 전까지 중대형 물량을 쏟아낸 용인은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