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두개의 문’을 봤다. 개봉 두달이 지난 시점이다. 독립영화 사상 몇 안 되는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관객 동원 수 7만 명을 넘었다. 독립영화는 존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주류영화 위주의 제작과 배급, 상영행태에 밀려 고사위기에 몰려 있다. 독립영화는 대형 영화자본에 독립해 기존 주류영화에서 볼수 없는 새로운 시도의 형식과 내용으로 한국영화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주류 영화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주류영화 위주의 배급과 상영속에 고군분투하는‘두개의 문’은 점거농성자와 경찰특공대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폭력의 실체를 잔인할 만큼 담담하게 질문한 영화로 주류 영화에서 좀처럼 볼수 없었던 소재와 내용이다. 개봉관도 많지 않아 관객들이 관람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했던 ‘두개의 문’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폭력의 문제와 본질을 정치하게 보여줘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도둑들’‘두개의 문’두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어떨까. 수백억원을 들인 블록버스터는 무조건 봐야 한다는 관람 강박증이나, 수천만원의 초저예산 독립영화를 동정심 차원에서 바라봐야만 하나.
한국영화계는 두개의 문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윤 지상주의로 대변되는 산업적 논리의 영화와 영화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강조하는 문화적 논리의 영화가 각각 주류영화와 독립영화라는 이름의 유형으로 존재한다. 1260만명의 ‘도둑들’, 7만명의 ‘두개의 문’은 한국영화의 두개의 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듯 하다. 이 두개의 문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