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하늘도시가 입주예정자들의 집단 입주 거부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영종하늘도시는 지난달 1287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이달 4349가구, 10월 770가구, 11월 1628가구 등 연말까지 7개 단지에서 8000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입주예정자 상당수가 입주를 미루고 계약해지 소송까지 낸 상황이다.
특히 제3연륙교 건설 불발에 따른 교통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인천 영종지구와 청라지구를 잇는 제3연륙교가 2014년까지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정부와 인천시 사이의 의견 차이로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국토부는 제3연륙교가 건설되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손실보전금 전액을 인천시가 부담해야 제3연륙교의 사업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제3연륙교를 착공하고 난 뒤 협상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제3연륙교가 건설되지 못하면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은 영종대교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해야 한다. 이 경우 왕복 통행료만 1만5400원으로 한달에 30만원에 육박하는 교통요금을 지출해야 한다. 인천시가 통행료를 지원해주는 영종대교 북인천 나들목을 이용하면 비용 부담은 줄지만 서울까지 편도 2시간이 걸려 상당한 불편이 예상된다.
영종하늘도시 계약자 중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인원은 22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판례에 비춰 볼 때 계약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승소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이들은 계약 소송 해지 소송을 내면서 중도금 대출을 해준 은행에도 채무부존재 소송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소송에 패할 경우 한꺼번에 연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입주를 앞둔 7개 단지 중 2개 단지(동보, 우미30블록)에 대한 준공승인이 떨어지자 계약자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 몰려가 승인을 내주지 말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입주가 이뤄진 2개 단지에 실입주한 가구는 30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윤 영종하늘도시 연합회장은 “실제 거주가 불가능할 정도로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준공승인이 난다는 게 문제가 있다”며 “소송과 별개로 인천경자청-건설사대표-계약자협의회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