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방송한 김희선 이민호 주연의 SBS 판타지 타임슬립 사극 ‘신의’에 안재욱이 카메오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신의’의 안재욱과 김희선 엘리베이터 장면 연기를 보면서 떠오른 것은 1999년 9월1일부터 10월21일까지 방송된 MBC 미니시리즈 ‘안녕 내사랑’이다. 트렌디 드라마의 귀재, 이창순PD가 연출한 이 드라마의 주연은 바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 김희선과 안재욱이었다.
당시 22세의 김희선은 남녀 모두에게 부인할 수 없는 예쁜 여자 아이콘으로 강력하게 자리 잡았고 “김희선처럼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 된다”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여기에 김희선은 통통 튀면서 발랄한 신세대 여성 이미지의 대표주자로 나서면서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연기력 부족과 촬영장 지각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빼어난 외모와 트렌드를 이끄는 이미지의 힘으로 인기를 견인했다. ‘안녕 내사랑’촬영장을 찾아 “요즘에도 지각을 많이 한다면서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김희선은“아니요. 요즘에는 지각 안 하려고 노력해요. 그렇지요 감독님?”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렀다. 6년 만에 드라마(‘신의’)로 연기를 재개한 김희선은 많은 것이 변했다. 만인의 연인에서 결혼을 해 한남자의 아내가 됐고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여전히 미모가 출중하지만 ‘신의’에서 통통 튀는 캐릭터의 성격과 이미지는 13년처럼 “딱 김희선이다”라는 찬사가 나오지 않는다.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는 시청자가 적지 않다. ‘신의’송지나 작가는 “(김)희선씨의 외모가 아니라 성격과 자세에 ‘뿅 갔다’”며 그녀의 연기자적 자세에 찬사를 보냈다. 과거 일부 제작진이 김희선에 대해 보냈던 부정적인 시선과 달라진 것이다.
이제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 된다”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 드라마 수용환경이 됐다. “예뻐도 연기 못하면 비난 받는다”는 말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김희선은 여전히 연기력으로 시청자에게 찬사를 받지 못하는 것은 13년이 흘렀어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