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안방극장에서 공포물이 사라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이다. 런던올림픽이 납량특집극 편성 기간인 7월, 8월(7월 28일부터 8월 13일)에 걸쳐 개최되었기 때문에 하계 드라마 편성에서 공포물이나 납량특집극이 사라진 것이다.
또한 공포물에 대한 완성도 추락과 시청자 외면도 공포물 실종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의 공포드라마와 납량특집극이 대부분 예측 가능한 이야기 구도와 화면구성으로 시청 선호도를 떨어트렸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외주제작 위주로 변화한 제작 환경의 영향도 공포물 실종에 한몫했다. 현재 방송사는 드라마 제작의 90% 이상을 외주 제작에 의지하고 있다. 외주제작사들은 2000년 대 들어 일본과 중국 판권 수출이 드라마 제작 수입의 상당량을 차지하게 되면서 소위 수출용 드라마 만들기에 주력했는데 공포 드라마는 해외에서 인기가 낮아 제작을 꺼리고 있다.
초록뱀미디어 박태민 프로듀서는 “공포물 제작은 수익구조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며 “판권 수입과 PPL(Product PLacement), 시청니즈(Needs) 세 가지 측면에서 고려할 때 장점이 없다. 우선 해외에서 공포물을 선호하지 않는데다가 PPL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공포물의 특성상 특정 제품이 등장했을 때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긍정적 이미지로 부각시키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일수다. 때문에 광고주도 공포물 협찬을 꺼린다. 이는 고스란히 제작비 부담으로 돌아온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 MBC 납량특집드라마 ‘혼’은 한자리수 시청률로 고전했으며, 2010년 KBS2 ‘구미호 여우누이뎐’도 한은정을 내세워 시청자 잡기에 나섰지만 동시간대 경쟁작 ‘동이’와 ‘자이언트’에 크게 뒤쳐진 바 있다.
여기에 공포물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 등 분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후반작업에 제작비용이 엄청나게 투입되는 등 제작비 부담도 방송사가 공포물이나 납량드라마 제작을 망설이게 만드는 하나의 원인이다.
이때문에 올 여름 안방극장에선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납량 공포 드라마는 볼수 없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