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꽃게와 주요 채소의 가격을 둘러싸고 대형마트들이 ‘10원 전쟁’을 펼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날 자 주요 조간신문에 25일까지 햇꽃게 100g을 880원에 판다는 내용의 상품광고를 게재했다. 롯데마트의 광고는 경쟁사인 이마트가 전날 햇꽃게 판매 광고를 낸 지 하루 뒤 10원 더 싼 값에 내 놓은 것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신문 등에 광고를 내지는 않았지만 100g 당 880원으로 햇꽃게 가격을 정해 둔 상태다.
채소 가격에서는 도매값을 훨씬 밑도는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마트가 전날부터 ‘도매보다 싸다’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포기당 1950원에 판매를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포기당 1900원에 배추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2000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는 도매가보다도 한참 낮은 가격이다. 대파의 경우 이마트가 한 단에 2180원, 홈플러스는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체들이 성급한 가격경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생기는 부분이다. 특히 꽃게의 경우 이틀 전에야 ‘금어기’가 풀렸고 이후에도 악천후로 조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오늘에서야 첫 조업이 시작됐다. 이마트가 가격을 내 놓은 16일에는 경매도 이뤄지기 전이고 따라서 도매가격이 형성되기 전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초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10원 전쟁’을 연상시킨다. 당시 이마트는 경쟁사인 롯데마트, 홈플러스보다 무조건 10원 더 싸게 내놓는 가격정책을 폈다. 롯데마트도 이에 대응해 10원씩 가격을 내렸고 경쟁이 가열되면서 두 업체가 사회적인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한병문 롯데마트 이사는 “공교롭게도 10원 차이로 꽃게 가격이 형성됐지만 ‘10원 전쟁’ 때와는 다르다”이라며 “2년 전 상황처럼 서로 치고 받는 동안 가격이 절반까지 떨어지거나 하는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이같은 가격경쟁이 ‘10원 전쟁’의 재현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꽃게 가격은 전년 가격과 올해 물량을 감안해서 이미 가격을 정해둔 상태였다”며 “이마트를 의식해 10원 낮게 책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2년 전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10원 전쟁 해프닝이 지난 후 언론 인터뷰에서 “10원 전쟁하던 걸 생각하면 창피하다"며 "앞으로 가격전쟁이 아니라 상품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마케팅 담당자도 “가능하면 10원 단위 상품을 내놓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