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지난 15일 중부와 충청지방에 시간당 5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1명이 숨지고 주택,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경원선 열차는 선로 침수로 한때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인천에서는 주택·건물 침수 27건, 가로수 전도 17건, 공장·상가 침수 10건, 농경지 침수 6건, 도로 침수 5건 등 71건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집중호우 피해는 시간당 50mm의 폭우가 쏟아진 강화군에 집중됐다. 강화군 삼산면 야영장공사장과 선원면 군립어린이집 앞에서 토사가 유출되고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강화군에서만 39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경기지역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300㎜가 넘는 강우량을 기록한 연천군 내에서 주택 18가구와 공장·상가 각 1곳이 침수돼 물빼기 작업을 벌였다.
또 경원선 소요산~초성리, 신망리~대광리 등 연천지역 선로 3곳이 침수됐다.
이날 비구름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충남에서도 홍성군 광천읍 대평리의 한 주택이 침수되는 등 주택·상가 등 30여채의 건물이 침수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20분께 충북 옥천군 청성면 장수리 보청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김모(17·고1)군이 물에 빠져 숨졌다. 김군은 이날 보은 소재의 교회에서 단체로 수련회를 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히 불어난 계곡물에 피서객이 고립되는 사고도 잇따랐다.
서울에는 15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시내 곳곳이 침수됐다.
특히 오후 한때 강남역과 선릉역, 사당역 등 강남 일대 도로는 빗물이 무릎 가까이 차오를 정도로 잠겨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큰 불편을 겪었고 크고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강남지역 몇몇 지하철역 주변은 지난해 여름 우면산 산사태를 불러왔던 집중호우 당시에도 유달리 침수 피해가 컸던 곳이다.
잠수교 수위는 한때 보행자 통행 제한 수위인 5.5m를 넘어 오후 6시15분 보행이 통제됐지만 비가 그쳐 수위가 낮아지면서 오후 8시25분부터 통제가 해제됐다.
이날 낮 12시30분께는 서울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수원 방향 선로가 폭우로 침수돼 열차들이 10~20분씩 지연 운행됐다.
서울시내 도로 중 일부는 오후 늦게까지 통행이 제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양재천로 영동1교∼KT앞 구간 양 방향 통행이 통제되고 있으며 청계천 보행로의 출입도 금지됐다. 또 증산철교 하부도로, 증산교, 성수대교 일대 등 시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의 배수지원 출동 건수는 이날 하루 300건을 넘었으며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낮 12시8분 구로구 구로동 도림천에서 산책 나온 남성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둑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이들을 구조했다.
낮 12시34분에는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내 성내1교~오륜교 사이 구름다리에서 허모(61.여)씨가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번 비는 16일 오후부터는 중부에서 남부지역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돼 비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관계 당국은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