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면서 올해 1분기(2012년 4~6월)에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73% 가량 격감했다. 이에따라 증권사 3곳 중 1곳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확 줄어들면서 중계 수수료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총 62개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2.7% 감소한 216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거래 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5390억원(37.2%)이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1분기 주식거래대금은 571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32.5% 감소한 386조1000억원에 그쳤다.
또 주가 하락으로 주가 관련 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3747억원 증가한 것도 증권사들의 순익을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금리 하락으로 채권 관련 손익은 4291억원(44.6%) 증가했다.
그나마 자기자본 증가 등으로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은 534.0%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20.3%포인트 상승했다.
이렇게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적자를 기록한 회사도 전년 1분기 12개사에서 21개사로 크게 늘었다.
회사별로는 적자회사 중 국내사는 한화, 교보, 하이투자, 유진투자, SK, 한화투자, 골든브릿지, LIG투자, 리딩투자, 토러스투자, 한맥투자, 바로투자, 케이아이디비채권중개, 애플투자, 비엔지, 코리아RB 등 16개사이다.
외국계는 한국SC, 맥쿼리, 다이와, 비오에스 등 4개사, 외국사지점은 바클레이즈 1개사였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지점 폐쇄, 부동산 매각, 임원 감축 등 고강도의 자구책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 등 대외 악재에 따른 실적 악화인만큼 시장 상황도 그만큼 단기간에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증권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자 금융당국도 쓴 소리를 하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은 증권사등 25개 금융투자회사 CEO와 금융투자협회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 국내외 여건 악화에 대비해 주가, 금리 등 시장 리스크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등을 준수해달라”라며 “특히 지금과 같이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